“열처리산업,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AX·공정 엔지니어 확보 등 현실적 대안 필요”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전기차 전환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 신공정 및 통합부품 채택 확대에 따른 주단조부품 수요 감소, 중국산 수입재 시장 잠식에 따른 금형 생산 위축 등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국내 열처리산업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처리업계에서는 현재 산업계에서 중점 추진 중인 AX도 중요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등 단기적 경영 개선 방안과 함께 중장기적 관점의 전문인력 양성, 로봇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 좀 더 비용 효율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기차 전환 등 수요산업 구조적 변화에 산업 위기 심화, 공정 엔지니어 부족 두드러져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철강업 외 뿌리산업 전반에 확대 적용해야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이사장 주보원)은 6월 9일부터 12일까지 경상남도 밀양시 삼흥열처리에서 ‘제33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를 개최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중장기적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학생 부문 참가자들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했다. 올해 예선에는 고등부 59명, 대학부 21명, 업체 21명이 참가했고, 본선에는 고등부 31명, 대학부 21명, 업체 21명이 참가했다.
열처리조합 이종길 전무는 “국내 열처리업계의 경우 자동차산업의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부품 열처리 수요가 줄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금형산업 또한 수출 부진으로 인해 생산이 위축되며 관련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수익성도 악화됐고, 인력난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인력의 경우 단순 업무 외에 공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 어렵다보니 공정 설계 엔지니어 부족이 더욱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열처리업계에서는 AX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아직 큰 효과가 없어 보류 중이다. 다만 공정 자동화 등의 조치는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열처리대회 참가자. (사진=철강금속신문)최근 산업계의 화두인 AX에 대해 이종길 전무는 “열처리업계에서도 AX에 관심을 둔 업체들이 많아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현 단계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열처리산업의 경우 에너지 비용 절감이 중요한 데 AX 전환 시에도 에너지 비용에 큰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도 스마트공장 구축 등을 통해 최적 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 절감이 되지 않는다면 AX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처리산업에 AI 적용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피지컬AI 도입이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 도입 기업들의 경우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다만 AI의 성능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어 열처리업계에서도 기술 발전 추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최근 기후부에서 검토 중인 철강산업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방안과 관련하여 이를 뿌리산업 전체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열처리조합 주보원 이사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제조업 AX는 물론 중요하지만 뿌리업계의 경우 단기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열처리를 포함한 뿌리업계 전체가 현재 수요 부진과 원가 상승으로 힘든 경우가 많은데 철강산업에 적용을 검토 중인 전기요금 인하를 뿌리업계에도 적용하여 단기적인 경영 개선을 지원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전문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과 산업계의 협력사업을 지원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로봇 자동화 설비 도입과 AX 등을 통한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성화고 학생들, 반도체 등 일부 산업 쏠림 현상 심화, 근무조건 개선 등 필요”
열처리산업을 포함한 뿌리산업 부문의 인력난은 이미 만성화되었지만 최근에는 그 현상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회에 참가한 한 특성화고 교사는 “열처리산업을 포함한 뿌리산업 부문의 경우 3D산업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특성화고 학생들도 많이 꺼리는 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근무조건이 좋은 반도체와 완성차 등으로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뿌리업계의 근무조건 개선 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뿌리산업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는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가 중요하다는 것이 교육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은 특성화 고등학교와 폴리텍 재학생들을 상대로 취업과 학위 취득을 동시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도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 2학기에 취업하거나, 2학년부터 OJT 참가 등을 통해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사업의 경우 학생들은 뿌리기업에 취업하여 근무를 하는 동시에 4년제 대학에서 관련 학위를 취득하면서 업무 관련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얻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능력 향상과 함께 급여 상승을 바라볼 수 있다.
‘제33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 기념촬영. (사진=철강금속신문)국내 4년제 대학에서 금속 관련 학과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뿌리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는 의견이다.
한국공학대학교 정걸채 교수는 “열처리산업의 경우 임가공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업체들의 규모가 영세하여 전문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장 기술인력은 외국인 노동자를 쓴다고 해도 공정 설계와 관리를 담당할 엔지니어를 육성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뿌리산업 붕괴로 제조업 무너진 선진국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제조 기반 유지에 전력 다해야국내 업계, 로봇 자동화도 아직 검토 단계, 선도기업 중심 AI·로봇 자동화 도입 후 확산 필요
현재 국내 열처리업계는 인력 확보의 문제와 함께 산업 기반의 존속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열처리업계에서는 자동차와 조선, 우주항공과 방산 등 주력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열처리산업을 포함한 뿌리산업의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뿌리산업이 무너지면서 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군함을 적기 제작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부품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과 IT 위주로 산업을 재편하면서 미국 제조업을 신흥국들로 이전시킨 탓에 우주항공 등 일부 산업군을 제외하면 뿌리산업 기반이 무너져 부품 제작이 어렵다는 것이다.
독일 또한 뿌리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레오파드 전차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었으며, 이탈리아의 경우도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산업 기반 붕괴로 인해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열처리산업의 경우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한 타격이 매우 큰 편이다. 기존 열처리 수요의 최소 50% 이상을 내연기관과 트랜스미션 등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조선업 경기 회복과 방산 부문 호조, 캐즘 현상에 따른 하이브리드 자동차 활성화로 인해 국내 열처리산업은 아직 제조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다만 국내 제조 기반 보존과 함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열처리업계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등 단기적 경영 개선 지원과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인력 양성, AX 및 로봇 자동화 설비 지원 등 경쟁력 향상을 위한 종합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제33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 필기시험. (사진=철강금속신문)우선 생산성 향상과 관련하여 2000년대 초반부터 로봇 자동화를 실시한 일본과 달리 국내의 경우 로봇 자동화도 아직 검토 및 도입 단계에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이기 때문에 자동화가 쉽지 않고, 로봇 도입과 관련한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도 크기 때문이다.
미래써모텍 배진범 대표는 “정부와 업계 모두 로봇 자동화와 AX에 대해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로봇 도입과 함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해야 하는 AI 도입의 경우 중소기업들이 부담으로 인해 선뜻 나서는 것이 쉽지 않다. 이 경우 선도기업들을 중심으로 AI를 도입하고 이를 업계 전체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열처리업계 인사들은 단기, 중기, 장기로 정책을 세분화하여 단기적인 경영 개선 지원, 중장기적 공정 및 품질 향상과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대회의 시상은 대통령상 1명, 국무총리상 1명,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2명,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2명, 고용노동부장관상 1명, 교육부장관상 1명,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 4명,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회장상 1명, 대한민국명장회장상 1명,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상 4명, 한국열처리공학회 회장상 4명 등 총 22명에게 수여한다.
업체부문은 대상은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 트로피와 상패를 수여하고, 일반 및 학생부분은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 상금 30만 원, 20만 원, 10만 원을 수여한다. 수상자 중 학생부 교육부장관상은 교육부의 요청으로 고등학생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얻은 자가 수상한다.
참가업체와 선수 이외에 경기대회 활성화 등에 기여한 자들 중 열처리기술인 배출에 기여한 자에게 대회 공로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여한다.
그리고 침탄열처리와 QT열처리 부문의 개인 입상자(3위 이내 일반, 학생)에게는 대회 진행상태 등 제반 과제 검토가 인정되면, 국가에서 발행하는 열처리기능사 자격증이 부여(최종 판정 이후 산업인력공단에 본인이 직접 신청)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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