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의 2021년 출하량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 심리 개선으로 내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수출 부진으로 전체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했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1월 국내 후판 제조 3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총출하량은 8,00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비수기인 12월 시황을 감안하면 2021년 총출하량이 전년보다 1% 남짓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국내 후판 수요는 전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비해 크게 신장했다. 후판 제조 3사의 1~11월 내수 판매실적은 615만7천톤으로 전년 동기 약 44만톤, 7.6% 증가했다. 상반기 비조선용 수요 급증과 견조한 조선용 수요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건조량이 1,02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으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업체별 실적은 내수 시장 점유율 61%(2021년 1~11월 기준)를 차지한 포스코가 전년 동기보다 11.9% 증가한 물량을 판매했다. 현대제철(내수 점유율 약 29% 수준)의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보다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사업 집중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9.8% 감소했다.
반면 후판 제조사들의 수출 실적은 부진했다 1~11월 제조 3사 총수출량은 184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1만톤, 21.7% 급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6%, 13.5% 감소했다. 동국제강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했다.
이는 아시아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원료 가격 급등에도 덤핑 판매를 추진한 가운데 국내 후판 제조사들도 조선과 건설, 유통용 수급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수출단가가 급등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1~11월 국산 보통강 중후판 수출단가는 톤당 846.6달러(평균)로 전년 동기 톤당 545.2달러 대비 55.3% 급등했다.
후판 제조업계는 출하량이 2020년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2021년 제조원가 상승에도 생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1월 제조 3사 총생산량은 808만2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만톤, 1.4% 소폭 감소했다. 12월에 나타난 철광석 가격 반등을 감안하면 2021년 후판 생산량은 전년보다 1~2%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했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슬래브 가격 급등과 컬러강판 호황으로 후판 생산량이 전년보다 11% 감소했다.
후판 제조업계의 11월 한 달 실적은 생산 75만7천톤, 내수 판매 56만9천톤, 수출 14만4천톤을 기록했다. 각각 전월 대비 7.9%, 0.5%, 2.1% 증가했다. 2021년 12월의 경우 유통시장 판매 부진과 철광석 가격 반등으로 주요 지표가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후판 제조업계는 2022년 초부터 유통 가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조선용 및 건설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초순부터 주요 원료 가격이 반등 또는 강보합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2022년 상반기 수익성도 견조하리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