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대표적인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현재 일부 선진국만이 핵심 소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양이온교환막 수전해 기술은 고가의 귀금속계 촉매 및 과불화탄소계 양이온교환막을 사용해 시스템 제조비용이 높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최근 그린 수소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내구성과 성능이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수전해 기술의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이소영 박사팀과 한양대학교(한양대, 총장 김우승) 에너지공학과 이영무 석좌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음이온교환막 수전해용 막전극접합체(MEA)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본 기술은 고가의 양이온교환막 수전해(PEMWE)기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로 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성능 및 고내구성 차세대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장치 모식도. (사진=KIST)음이온교환막 수전해는 비귀금속 촉매를 사용하고, 수전해 셀을 구성하는 분리판 소재 등을 티타늄이 아닌 철(Steel) 소재로 대체했다. 촉매 및 분리판 소재의 가격만 비교하였을 때도 양이온교환막 수전해 대비 약 3,000배 정도 제조비용이 저렴하다. 하지만 그 동안은 양이온교환막 수전해 대비 성능이 낮고, 운전 시간이 100시간이 채 되지 않는 내구성 문제가 있어 상업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구조 내의 비표면적을 증대시켜 높은 이온 전도성과 알칼리 내구성을 갖는 플루오렌-피페리디늄계 음이온교환 소재(전해질막과 전극 바인더)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막전극접합체를 개발했다. 개발한 소재는 1,000시간 이상의 뛰어난 내구성을 갖고, 세계 최고의 전지 성능인 7.68A/㎠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음이온교환 소재 대비는 약 6배, 고가의 상용 양이온교환막 수전해 기술(6A/㎠) 대비 약 1.2배의 성능이다.
이는 그동안 음이온교환막 수전해에서 한계로 지적된 핵심소재의 성능과 내구성을 극복하고, 국내 기술로 양이온교환막 수전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을 끌어올린 것이다. 성능 및 내구성 이외에도 개발한 음이온교환막 소재는 대용량 및 대면적화 기술을 접목하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IST 이소영 박사는 “기존 수전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원천 소재 및 고효율화 기술을 개발했다. 그린 수소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수전해 기술 세대 교체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대 이영무 교수는 “개발된 소재는 수전해 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차세대 수소산업인 이산화탄소 자원화 및 직접 암모니아 연료전지의 핵심소재로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