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와 신차 출시에 힘입어 자동차 생산이 증가하고, 주요국들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건설 및 중장비, 산업기계 부문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특수강봉강업계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1년 말부터 오미크론 벼니 확산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고 있어 코로나19 안정화 여부에 따라 경기 회복 수준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코로나19 기저효과에 세계경제 회복, 국내 경제는 수출 호조에 4.0% 성장
세계 경제는 2021년 들어 선진국들과 신흥국들이 모두 2020년의 침체를 벗어나 뚜렷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하반기 들어 다소 약화됐다.
선진국들 중 미국은 상반기에 내수의 견조한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6%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일본과 유로존 역시 2분기에 플러스 성장률을 회복한 이후, 3분기에는 성장률이 상당 폭 하락했다.
신흥권들은 중국이 지난 1분기 중 두 자릿수 성장률(18.3%)을 기록한 이후에 내수 약화 영향으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은 2분기에 기저효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산업생산은 상반기에 선진국들과 신흥국들에서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이후, 하반기 들어 증가율이 상반기 대비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1년 한국 경제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OECD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유지했다. 지난 해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숫자와 동일하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신속한 백신 접종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 수출·투자 호조세, 정책효과 등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1년은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특수가 주요 전방산업이 대부분 호조를 보였고, 2020년 큰 폭으로 감소했던 특수강 수요는 다시 증가했다.
수요산업별로 자동차 생산은 상반기 11.5% 증가하였지만,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에 따른 생산 중단이 반복되면서 11.4% 급감하여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조선은 수주 회복기 물량이 정상 인도되어 상반기 41.0% 증가했으나, 하반기에는 인도물량이 크게 줄어(-9.7%) 연간 16.1% 증가했다. 일반기계는 수요산업 전반의 내수와 수출 호조세와 함께 반도체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 지속으로 11.0% 증가했다.
주요 전방산업이 대부분 호조를 국내 특수강 생산과 수출, 내수판매는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고, 수입물량도 증가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바탕으로 본지가 추정한 결과 지난해 특수강봉강 생산은 전년 대비 35.3% 증가한 323만5,961톤,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2.9% 증가한 265만1,728톤, 수출은 전년 대비 23.8% 증가한 50만1,451톤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내수 판매에 비해 수출 증가율이 다소 떨어졌는데, 이는 국내 공급 부족으로 인해 특수강 제조업체들이 수출보다는 내수 판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하반기 전력난과 환경규제 여파로 산업 생산이 둔화되면서 수출이 둔화된 탓도 컸다.
2021년 국내 제조업은 10년 만에 최대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고, 이에 특수강 생산과 내수 판매, 수출 또한 설 연휴가 있던 2월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생산의 경우 수출 증가와 함께 성수기에 본격 진입하는 4월부터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세를 보였고, 6월과 7월에는 전년 대비 무려 16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반도체 수급난 악화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8월 이후 증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내수 판매 또한 9월까지는 줄곧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자동차 생산이 20%가량 감소한 10월부터는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내수에 비해 증가율이 낮았던 수출의 경우에도 8월까지는 대부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다 중국의 전력난이 본격화된 9월에는 전년 대비 11.8%나 감소했고, 10월 이후에는 다시 반등했다.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으로 생산과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제품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특수강봉강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세아베스틸이 전기로 1기의 생산을 아예 중단했던 데다 전방산업 회복으로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수입재 비중은 큰 변동이 없었던 탓에 연초부터 가격이 고공행진했다.
탄소강(S45C)과 합금강(SCM계열)의 공급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47만~61만원 상승했고, 하반기에도 9월 들어 톤당 10~15만원 상승했다.
탄소강의 경우 9월을 마지막으로 4분기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STS 봉강 및 선재의 경우 4분기에도 가격 인상이 지속됐다. 부원료인 니켈과 크롬, 바나듐 가격 상승으로 합금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의 공급 부족과 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수입재 비중은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특수강봉강 수입은 전년 대비 41.2% 증가한 83만4,649톤을 기록했다. 물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수입재 시장점유율은 23.9%로 22.9%를 기록했던 전년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 부족으로 수입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전방산업 호조로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 부족이 지속됐지만 수요가들은 수입재 채택을 거의 늘리지 않았다.
2022년 수출 둔화 및 기저효과 소멸로 성장세 약화, 내수 회복세 등으로 2.9% 성장
2022년 국내경제는 수출경기 둔화와 정책지원 축소,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것이나, 코로나 여건 개선과 함께 소비 중심의 내수 회복세 등으로 전년 대비 2.9%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2021년 수출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증가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수출은 1.3%, 수입은 1.0% 증가하고,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325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투자는 설비투자의 견조한 증가세와 건설투자의 증가세 전환이 예상된다.
소비는 고용 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높은 백신 접종률과 단계적 일상 회복 등이 소비심리 개선과 소비 활동을 견인하면서 비교적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이 회복세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투자는 IT 부문의 투자수요 지속과 비IT 부문의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확대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에서 증가세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 등 건물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2022년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주요국들의 경제 정상화 속도와 정책 기조 전환의 영향, 금융시장의 조정 강도 등이, 대내적으로는 민간소비의 회복 강도와 가계부채 및 대출 규제 부담, 디지털 전환 및 탄소중립 등과 관련된 정책들의 추진 속도 등이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 특수가 시장은 코로나19 기저효과 소멸과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지속으로 성장세가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출 호조로 자동차 생산이 소폭 반등하는 데다 주요 선진국들과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들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면서 건설과 중장비, 산업기계 부문의 수요는 견조하게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 급증한 조선 수주물량으로 인해 해당 부문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경기 호조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상 외로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될 수도 있는 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경우 전방산업 수요도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탄소중립 흐름 속에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해상운임 급등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국내 특수강 수요, 자동차·중장비·조선·건설·산업기계 등 고른 증가 예상
2022년 특수강 국내 수요는 주요 전방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부문별로 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특수강 수요산업의 전망은 다음과 같다.
우선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의 경우 전년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및 전기차와 고급 브랜드 차량 등 수출단가 상승의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부품 공급망 불안정 지속 우려로 수출 증가폭은 6.2%로 둔화될 전망이다. 그리고 내수는 자차 이용 수요 증가, 신규 수입차 출시 효과에도 불구하고, 대기수요 기실현, 내수 진작책 종료, 반도체 공급 부진 등의 제약 요인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할 전망이다.
이처럼 자동차산업은 2022년에도 내수 감소와 반도체 공급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 증가와 신차 출시로 생산이 전년 대비 4.1%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기계는 주요 선진국들과 전력난과 환경규제 여파로 경기가 둔화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들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완성차 생산 및 판매, 수출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국내 판매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 또한 인프라 투자 확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호조로 대폭 증가했다.
2022년에도 주요 선진국들과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들이 경기부양책을 위해 공공건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인데다 원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광산 부문의 수요도 증가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전년 대비 무려 35% 이상 증가한 2021년도의 기저효과가 소멸되면서 증가율은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조선업의 경우 지난해 수주가 증가하고,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 가속화에 따라 친환경 선박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 동향을 살펴보면 2021년 9월 누적 기준 신규 수주 1,380만CGT, 건조 810만CGT, 수주 잔고는 2,900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4% 증가한 것이다.
품목별로 LNG 운반선과 LPG 운반선, 컨테이너선의 수주는 증가세를 보였고, 유조선과 벌크선 수주는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선박의 경우 특수강 수요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선박 건조가 증가하더라도 특수강 수요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건설투자는 27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투자는 2018년 5.2% 감소하고 2019년에 2.5% 그리고 2020년에 0.4% 감소했다. 이후 2021년에 횡보세를 보인 후 2022년에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종별로 주거용 건축과 비주거용 건축투자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1년에 국내 기계설비를 중심으로 토목투자가 부진하였는데, 2022년에는 상승한 유가의 영향으로 플랜트 공사가 회복되고, 정부의 일반토목 공사 물량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플랜트 및 토목 부문의 투자 증가는 특수강 수요 증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 기계 수출은 주요국의 환경규제 대응, 그린뉴딜 등 적극적 인프라 경기부양 정책 지속과 수요산업 호조로 전년에 이어 증가세가 유지되나, 중국 건설투자 규제 요인으로 3.4% 증가할 전망이다. 그리고 내수는 정부의 SOC 투자 증가와 친환경 설비투자 확대, 수요산업 수출 증가로 6.3%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수주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 기계 생산은 반도체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활성화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로 5.9%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 부진·코로나19 재확산에 2021년 특수강 생산·내수 판매·수출 전년比 보합 수준 예상
2022년에도 전반적인 수요산업의 호조가 지속되겠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와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인해 특수강 생산과 내수 판매, 수출은 모두 전년 대비 보합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특수강업체들은 2021년 1~3분기 사상 최대의 수출 호조로 전 산업 분야의 철강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에 2022년도에는 전방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더라도 큰 폭의 생산 증가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부문이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내년 1분기까지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2분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특수강 수요 증가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내수 판매는 올해보다 소폭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 중국의 철강재 수출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수요 둔화로 인해 제품 가격 또한 올해보다는 다소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아베스틸 임희철 팀장은 “내년도 특수강 시장은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건설과 중장비, 산업기계 부문에서는 견조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이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1분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도 심화되고 있어 내년도 특수강 수요는 올해와 보합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은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