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 제조업계가 3월 계절적 성수기에 맞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동반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포스코가 광양 4고로 개수에 돌입하면서 철강재 가격 상승 기조를 뒷받침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2월 톤당 150달러를 돌파했다. 철광석은 주요 생산지인 호주, 브라질 등에서 폭우가 발생하면서 생산 및 운송에 차질을 겪고 있다. 원료탄은 수급완화로 지난해 11~12월 가격 약세가 나타났지만 철광석과 마찬가지로 주요 생산지의 천재지변에 따른 공급차질이 발생했다. 원료탄 가격 역시 400달러 이상의 고점에서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주요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자국 공급망 안정화를 명분으로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철강 제품별로 살펴보면 먼저 열간압연강판(HR) 업계는 톤당 5만원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중국산 HR 오퍼 가격의 상승 반등이 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2월 초순부터 약 3주간 중국 열연강판 제조사들은 한국행 수출 오퍼 가격을 톤당 40~60달러 인상했다. 이에 월 중순 제시된 4월 선적분 가격은 톤당 850~860달러(CFR)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어 후판은 3월 유통용 출하 가격을 톤당 3~5만원 인상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수입재 가격이 상반기 내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시장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냉연판재류 제조업계도 3월 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 인상분의 반영에 나선다. 동국제강,포스코강판,KG동부제철은 3월 1일 출고분부터 냉연도금 전 제품에 대해 톤당 5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착색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제조업계도 2월 가격 인상에 이어 3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컬러강판 도료가격을 포함한 부원료 비용 및 운임단가 상승으로 판매단가 인상이 더 이상 불가피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추가 인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발표된 바 없으며, 3월까지는 인상분에 대해 내부 검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관 업계는 세아제강을 비롯해 다수의 배관용강관 업체들은 3월 가격 인상을 확정하고 유통업체 및 실수요업체에 공문을 발송했다. 세아제강은 3월 2일 출고분부터 백관 6%, 흑관 7% 할인율을 축소해 가격 인상분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속적인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국내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최근 유례없는 아연가격 상승 및 고유가로 인한 부자재와 가공비 인상부담까지 겹쳐 제품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조관 제조업계도 2월 가격 인상에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철근 업계는 2월 가격 인상에 이어 3월 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3월부터 현대제철이 철근 가격에 전기 요금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건설사와의 갈등 및 새로운 가격 산정 방식의 안착이 1분기 철근 가격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월 설 연휴를 지나자마자 큰 폭으로 상승세를 나타낸 철근 유통 가격은 최근 철스크랩 가격 급등이 지속되면서 상승 폭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형강의 경우 2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H형강 가격을 모두 인상했고 한국특강은 일반형강 가격을 톤당 5만원씩 두 차례 인상했다. 형강 역시 철근 시장과 마찬가지로 3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강업계는 1~2월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세아베스틸은 1월 서차지를 반영하여 자동차향 탄소강 가격을 톤당 5만1,000원, SCR 가격은 톤당 6만6,000원, SCM 가격은 톤당 7만8,000원 인상했다. 그리고 세아창원특수강은 니켈과 크로뮴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여 2월 1일부로 STS 봉강 및 선재 가격을 인상했다. 특수강업계에서는 현재 자동차 등 주요 수요산업 경기가 개선되고 있어 3월 이후 추가적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스테인리스(STS) 업계는 3월 출하 가격 인상에 확정했다. 원료인 니켈 가격 강세가 주요 원인이다. 포스코는 3월 STS 강판 300계 출하 가격을 톤당 20만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STS 316L 출하 가격도 전월에 이어 톤당 5만원 추가 인상했다. 회사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STS 시장 가격 안정을 위해 출하 가격을 동결(300계 기준)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품 가격 상승과 원가인상분의 반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3월 가격 인상을 기점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