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가 4월 유통용 공급 가격을 추가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업체별로 4월 출하 가격(포스코는 주문투입분)을 2~3차례에 걸쳐 인상함에 따라 전월 대비 공급 가격이 톤당 9만~10만원 인상될 예정이다.
후판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후판 판매 대리점에 4월 주문투입분 가격을 톤당 4만~5만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포스코는 3월 초순에도 유통용 주문투입분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 바 있다. 이에 4월 포스코산 후판 공급 가격은 톤당 10만원 수준 인상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국제강도 4월 출하 가격을 3차례에 걸쳐 톤당 9만원 수준 인상하고 나섰다. 동국제강은 슬래브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최근 국내 판재류 가격 강세 흐름을 감안해 원가 부담을 적극 해소하려는 듯 보인다. 현대제철 역시 두 회사 수준의 유통용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후판 제조사들이 유통용 출하 가격 인상에 적극적인 이유는 원료 가격 급등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1월 이후 톤당 135달러 이상(CFR)이 유지되고 있고, 원료탄 가격은 톤당 670달러를 돌파하며 연초보다 80% 넘게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중국산 오퍼 가격도 연초보다 톤당 약 100달러가 인상된 톤당 920달러 이상으로 산정되고 있어 공급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이에 대해 후판 유통사들은 제조사의 거듭된 가격 인상 통보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단가 인상의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최근 포스코 수입대응재 후판은 톤당 130만~132만원 수준(1차 유통사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도 유통용 공급 가격이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로 가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 특히 후판 제조 3사의 정품 SS275 유통 가격은 톤당 137만원 수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 일각에선 단기 급등한 가격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수요가들이 구매를 줄여나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수입산 물량이 국내에서 영향력을 거의 갖지 못했던 점과 달리, 올해는 국산 가격 급등으로 수입산의 국내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