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주춤해지고 코로나19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가전 제조업체들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가전재 판매가 둔화되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몇 개월까지만 하더라도 컬러강판 제조사들은 가전재 시장의 부진 이유를 가전업체들의 글로벌 물류 적체에서 기인한 부품 공급 차질 등을 꼽았고 2분기까지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놨다. 그러나 현재는 글로벌 물류 적체보다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류비 상승과 철강 및 레진 등을 포함한 원자재 값 상승이 가전업계의 가장 큰 숙제로 자리 잡게 됐다. 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등 리스크가 지속되자 가전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 평균 판매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TV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대비 32% 상승했고 같은기간 LG전자도 가격을 26% 올렸다. 가전 제조업체들이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전가한 상태이지만 이는 매출액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이 증가하더라도 실질적인 판매 대수가 동반 증가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전업체들은 올해 프리미엄 확대와 더불어 글로벌 공급망을 개선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과 TV 수요가 견조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유럽 전역은 인플레이션 폭탄을 맞은 상태이다. 지난 30일 독일 연방 통계청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7.3%로 발표했다. 스페인 3월 물가 상승률도 9.9%로 잠정 집계된 상태이다. 이는 유럽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실질 소비지출 감소 등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심화 영향에 의한 수요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한꺼번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가전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한 상태로 컬러강판 제조사들이 가전재 판매 전략을 서둘러 재수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