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3주 연속 잠잠하다. 지난달 중순 전국 제강사들이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일제히 올린 이후 추가 인상 소식은 끊겼다.
4월 들어 세아베스틸 등 일부 제강사에서 특별 구매를 실시했지만 타 제강사의 동참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 가격이 지속 상승하면서 이번 관동철원협회 낙찰 가격이 국내 시장에도 인상 동력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관동철원협회는 오는 12일 4월 철스크랩 수출 입찰을 실시한다. 낙찰 물량은 H2 등급 약 1~2만톤으로 예상된다.
앞서 관동철원협회는 지난달 9일 수출 입찰에서 H2 가격을 톤당 6만3,510(FAS)으로 낙찰한 바 있다. 직전 입찰 대비 무려 7,665엔이 폭등하면서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낙찰 가격을 기점으로 일본 철스크랩 내수, 수출 가격은 모두 급등세를 나타냈다.
도쿄제철은 다음날인 10일부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공장·등급에서 톤당 3,000엔부터 최대 4,000엔까지 인상했다.
그 다음날인 11일 현대제철도 가격 폭등에 대응하면서 H2 구매 가격을 전주 대비 7,000엔 올린 톤당 6만3,500엔(FOB)으로 책정했다.
이번 낙찰 가격도 직전 입찰 가격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 속에 문제는 얼마나 오를 것이냐는 데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의 입찰 가격이 이미 관동철원협회 직전 입찰 가격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 현대제철, 3월 H2 인상분 총 9,500엔
지난달 31일 현대제철은 H2 철스크랩 가격을 톤당 6만6,000엔(FOB)으로 입찰했다. 전주 대비 1,000엔 인상한 셈이다.
이날 고급 철스크랩 가격도 모두 1,000~1,500엔 인상되면서 △슈레디드(Shredded) 7만1,500엔 △HS 7만1,500엔 △신다찌 바라(Shindachi Bara) 7만3,500엔으로 입찰됐다.
3월에만 인상된 H2 가격 상승폭 총 9,500엔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다찌 가격은 총 1만1,500엔 오르면서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도쿄제철과 포스코의 추가 인상에 대한 조치다.
앞서 도쿄제철은 지난달 30일부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지역·등급에서 톤당 500엔씩 추가로 올렸다. 3월에만 총 7,500엔이 인상된 모습이다.
같은 날 포스코도 HS 구매 가격을 추가로 1,500엔 올린 톤당 7만7,000(CFR)으로 입찰했다. 포스코는 25일에도 HS 구매 가격을 전주 대비 1,500엔 올린 7만5,500엔으로 제시한 바 있다. 3월 들어 인상된 가격 상승폭은 총 8,500엔으로 집계됐다.
광양·포항 제철소로 향하는 운임료를 톤당 4,500엔으로 가정하면 FOB 기준 HS 가격은 톤당 7만2,500엔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 입찰 가격 대비 1,000엔 높은 수준이다.
달러 대비 엔화가 지속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내수와 수출 가격 모두를 상승 지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 국내 시장은 3주 연속 '무풍지대'…천장감·상승감 공존
반면 국내 철스크랩 가격은 여전히 잠잠한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중순 전국 제강사들이 일제히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올린 이후 3주 가까이 추가 인상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 광양, 포항제철소는 지난달 15일부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톤당 2만원씩 인상했다. 앞서 양 제철소는 전날인 14일에도 전 등급 1만원 인상을 알린 바 있다. 이틀 연속 인상한 셈이다.
같은 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추가 인상에 동참했다. 현대제철은 인천, 당진 그리고 포항제철소에서 철스크랩 단가를 전 등급에 걸쳐 톤당 2만원씩 인상했다. 아울러 동국제강 인천공장도 전 등급 톤당 2만원, 포항공장은 생철류는 톤당 1만원, 그외 품목은 톤당 2만원씩 인상을 알렸다.
이후 세아베스틸이 특별 구매를 실시했지만 타 제강사의 동참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세아베스틸은 4월 1일부터 9일까지 특별 구매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중량A, B, L 등급에서 톤당 1만5,000원씩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은 천장감과 상승감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승 동력은 충분하지만 최근 러시아 철스크랩 대체 구매 등 일본 시장의 탄성을 줄여보려는 시도가 역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