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속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월 둘째 주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30~24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40~15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H형강과 섹션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현재 중국의 경제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제금융가에서는 중국의 올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4%에서 1.8%로 낮춘 가운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20~40%가량이 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신흥국들에게 투자한 대외 채권이 주요국들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수출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47.4로 전월 49.5에서 2.1 포인트 하락하면서 2개월 연속 경기축소 국면에 빠졌다. 제조업 PMI는 중국 경제가 처음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2020년 2월 35.7 이래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4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18.1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6% 감소하며 2022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는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시는 5월 1일부터 모든 식당과 카페에 대해 매장 영업 중단 조치를 내린 가운데 특별관리구역 및 봉쇄 구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이지만 철강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완화하고,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대책의 일환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완화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며, 중국 당국도 상호 이익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중국 국무원 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인프라 투자 증대를 강조하면서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5월 말부터는 철강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철강시장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내수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유럽의 에너지 대란과 미국의 통화긴축, 중국의 봉쇄조치로 수출 수요도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은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물류 대란과 오미크론 확산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은 건설 투자 증가로 봉형강류 가격은 소폭 상승했고, 판재류는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주요 산업의 성수기 진입과 원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주요국의 긴축 정책으로 해외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본 철강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됐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내수경기 둔화로 인해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지만 연준이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철강 가격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및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제조업 경기 둔화, 금리인상에 따른 건설 투자 위축이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5월 이후 유럽은 수요가들이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면서 구매를 연기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와 중동에서 저가 수입재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