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제지표 악화와 부동산 침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여 시장에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11월 2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와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20~60위안 상승했다. 다만 상하이의 중후판과 톈진의 H형강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10위안, 70위안 하락했고, 상하이의 H형강과 섹션, 톈진의 중후판과 철근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현재 중국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의 CFLP 제조업 PMI가 4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수치인 50.1과 시장 전망치 50을 하회한 것으로 2개월 만에 경기 수축 국면에 재진입한 것이다. 세부 지수별로는 생산지수가 51.5에서 49.6으로, 신규주문지수가 49.8에서 48.1로 하락했다. 그리고 지난달 60.2였던 건설업 PMI는 58.2로 하락했고, 서비스업 PMI는 48.9에서 470.으로 하락하며 올해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그리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수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월 메이저 100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택 판매는 28% 감소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도 지속되고 있다. 다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비록 여러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통제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제로 코로나 규제 고수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들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는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4.5 규획에 포함된 102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중 철도, 항구, 태양광 및 풍력, 수자원, 에너지 저장 등 일부 프로젝트에 민간기업의 투자를 늘릴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 핵심 프로젝트 건설 가속화와 5G, 데이터 센터 등 신인프라 투자 참여도 장려하기로 했다.
또한 부동산 혹은 부동산 관련 대출 등에 투자 후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펀드 리츠 시범 사업에도 민간이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국유자산 활성화를 위해 PPP 확대 및 장기 유휴 공장, 문화 시설, 경기장, 토지 등의 업그레이드에 민간 자본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될 경우 중국 철강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수출 규제와 생산 증가에 따른 국내 공급 과잉으로 판재 가격이 하락했고, 성수기 진입에도 물류대란과 통화 긴축에 따른 내수 둔화로 따른 건설재 가격 또한 하락했다. 인도는 축제시즌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판재 가격은 상승하고,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와 역내 국가들의 금융위기 등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소폭 하락한데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면서 건설 투자 반등에도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은 건설과 기계 등 제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에너지 및 제조업 경기 호조와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공급 증가 등이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계획인데다, 제강사들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어 미국 시장은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도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은 독일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건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계절적 비수기가 다가오는 데다 에너지 위기로 산업 활동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