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기존 선진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는데,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는 국내산 STS선재가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산 STS선재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연방 통계청이 2021년 7월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독일의 STS선재 생산 매출은 전년 대비 9.9% 감소한 27억9,877만 유로를 기록했다. 연방 통계청은 STS선재 생산 매출이 2020년에 약 2억 유로 감소해 25억8,463만 유로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후 2025년까지 연평균 1.35%로 완만하게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예상 매출 규모는 약 28억147만 유로다.
강선을 재료로 해 생산되는 스프링, 체인과 같은 제품 시장의 생산 매출은 2019년 기준 62억410만 유로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연방 통계청은 해당 제품 시장이 스테인리스 와이어 생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2020년부터 와이어 시장과 유사하게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해 2025년에는 62억939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STS선재 수입액 전년比 57.3% 증가, 한국산 수입 점유율 14.9% 차지
독일의 2021년 STS선재 총수입액은 3억1,017만 달러로 전년 대비 57.3%나 증가했다. 수입 점유율 1위는 한국으로 2021년 독일의 대한국 수입액은 2020년보다 19.4%가 증가한 4,611만 달러, 수입 점유율은 14.9%를 기록했다.
수입점유율 2위를 차지한 국가는 14.4%의 점유율을 기록한 인도이다. 대인도 수입액은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며 2020년에 기존 수입 점유율 2위 국가인 스웨덴을 넘어섰고, 2021년에는 전년 대비 79.3%나 증가한 4456만 달러를 기록하며 한국과의 격차 또한 크게 줄였다. 수입 점유율 상위 10위 권 내 국가 중 한국, 인도,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모두 EU 국가들이었다.
독일의 수입 철강 유통구조를 살펴보면 외국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은 대기업의 경우 직접 최종 구매자에게 판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수입 관세율은 한-EU FTA에 의거해 관세 0%이다.
다만 관세 이외의 수입 규제가 존재한다. 2021년 6월 EU 집행위는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3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역내 철강업계의 불황을 이유로 6월 종료 예정이었던 조치를 2024년 6월 30일까지 연장한 것이다. 이로써 현재 방식과 동일하게 HS Code 72~73류 중 26개 품목에 대해서 쿼터제(수입 물량 제한)를 실시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26개 제품 쿼터를 매년 전년 대비 3% 늘리는 연도별 중량 방식 또한 유지한다.
그리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이 있다.
세이프가드 2024년까지 연장, CBAM 도입 시 총 38개 철강 품목이 적용 대상철강업계, 관련 전문인력 확보 및 정부 지원정책 적극 활용해야
CBAM은 EU 역내로 제품 수입 시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인증서(배출권)를 구매, 관할 당국에 제출하도록 하는 무역 관세의 일종이다. 현재는 최종 입법을 위해 EU 집행위, EU 의회, EU 이사회 3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탄소집약도가 높은 산업인 철강산업은 CBAM이 도입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EU 수출 의존율(12.5%)이 높은 우리나라의 철강 산업은 CBAM이 도입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철강 제품은 총 38개 품목이 CBAM 적용 대상이다.
CBAM은 승인받은 수입업자가 제품별 탄소 함유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Certificate)를 구매 후 해당 수입에 대해 매년 관할 당국에 신고·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한국산 철강 1톤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2톤일 경우 이를 수입하는 EU 내 수입업자는 철강 1톤당 인증서 2개를 구매해야 한다. 다만, CBAM 제도 시행에 따른 초기 부담을 덜기 위해 시범 적용기간(2023년 1월 1일~2026년 12월 31일)에는 인증서를 구매할 필요 없이 탄소배출량에 대한 신고로 대체될 예정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의 STS선재 시장은 2025년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독일의 STS선재 수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조업 분야가 정상 궤도로 들어서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수입시장에 있어 독일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한국이지만 인도의 대독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은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요소다.
그리고 수입규제와 관련해 국내 선재업계는 CBAM에 대한 대응 역량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철강업계는 CBAM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더불어 제도 도입 후 시범기간 동안 전문 인력을 확보를 하는 등 자구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 지원 정책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CBAM과 관련해 기업의 이익을 위해 EU 측과 여러 채널을 통해 협의를 하고 있다. 또한 탄소발자국 측정·보고·검증(MRV) 기반을 확충하고 탄소배출 저감 기술을 개발해 중소·중견기업의 CBAM 대응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따라서 철강업계는 이러한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부 정책과 지원 방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