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상위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21년 국내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1위는 포스코(7,848만톤)로 지난 2018년 이후 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 2위를 차지한 현대제철(2,849만톤)은 같은 기간 무려 26.5% 급증했다.
철강업계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공동선언문 발표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 주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월 시행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기준연도인 2018년 대비 40% 의무 감축해야 하지만 3년 만에 되려 늘어난 셈이다.
다만, 단위매출액당 배출량은 전반적으로 감소를 보였다. 단위매출당 배출량 감소는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포스코 매출액은 2018년 64조9,778억원에서 2021년 76조3,323억원으로 18.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8.6% 줄어든 모습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1톤의 철강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2톤의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업에게 매출 축소를 강요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커진 이유다.
특히 올해는 세계 경기 둔화로 철강수요 부진이 우려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탄소중립 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비롯해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신청했지만,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 가운데 1단계만 포함한 5천억원을 심사했고 이 중에서도 실제 배정 예산은 40% 수준에 그친 2천억원에 불과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탄소규제가 본격화되는 올해 대응이 미래 철강산업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지원을 대폭 삭감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더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탄소중립 전쟁이 벌어지는 현 시점에서 국내 철강업계가 미래를 준비하는 적기를 놓치지 않겠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 드라이브 이슈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일 뿐만 아니라 이미 발등의 불이 됐다. 개별 기업이 홀로 해결할 수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등 추가적인 R&D 지원과 함께 투자자 세액 공제 확대 등 현실적인 지원책 병행에도 정부가 더욱 힘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