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인도의 생산 증가에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주요국들의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및 통화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무역 제재와 산업시설 파괴에 따른 CIS의 생산 감소, 신흥국들의 금융불안 등 여러 악재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부진으로 인해 2023년 1~2월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8%감소했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인도, 이란만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 러시아와 한국, 독일과 브라질, 튀르키예는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그리고 조업일수 감소와 튀르키예 대지진 여파로 인해 2월 조강 생산 또한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2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4,24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 2.0%,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감소했다. 2월 누적 조강 생산은 2억9,78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2023년 2월 세계 조강 생산. (출처=WSA)제로코로나 해제·경기부양·제조업 호조에 中·인도 '증가'車 생산 감소·건설 투자 및 제조업 부진에 日·韓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우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비수기에도 1월 말 이후 제로코로나 정책이 본격적으로 완화된 데다 정부가 제조업과 건설 분야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증가한 8,01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1월부터 지속된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수요 증가로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억6,870만 톤을 기록했다. 중국은 IMF 등 여러 경제연구기관들이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양회 이후 정부가 인프라 및 제조업 부문에 대한 재정 투자를 확대하고 부동산 부문의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성수기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는 호조를 보였으나 수출국 부진으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8.3%,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감소한 1,000만 톤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와 가전 등 내구재 소비 증가와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인해 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13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주택 및 SOC, 에너지 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3월 이후 조강 생산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일본은 기계 등 일부 제조업 호조에도 건설 투자 부진과 자동차 생산 감소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2%, 전년 동월 대비로는 5.3% 감소한 69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등에 따른 전반적인 내수 부진에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로는 6.1% 감소한 1,41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기계와 조선 등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건설업이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3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이 전년 대비 보합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은 조업일수 감소와 주력산업 수출 감소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5.5% 감소했으나 자동차산업 회복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 증가한 52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대중 수출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가 지속되면서 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110만 톤을 기록했다. 한국은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OECD가 최근 성장률 전망을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심리도 위축되고 있어 3월 이후 조강 생산도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美, 금리 인상 및 내수 부진에 ‘감소’, EU·튀르키예, 수요 부진 및 대지진 여파에 ‘감소’러시아, 무역 제재에 ‘감소’, 브라질, 고금리·내수 부진에 ‘감소’, 이란 내수 둔화에 ‘감소’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여 내수 경기가 위축되면서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7.7%, 전년 동월 대비로는 5.3% 감소한 60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건설 및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인해 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1,26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은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공급망 안정화에 따른 자동차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3월 이후 일부 제강사들이 전력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어 상반기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타 지역에 비해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더딘 편이지만 온화한 날씨에 따른 에너지 대란 완화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9% 증가한 1,05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경기 둔화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6% 감소했고,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2,07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에너지 대란 완화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4% 증가한 300만 톤을 기록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감소했다.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경기 부진에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5,9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에너지 대란이 완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러-우 전쟁도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가 지속되면서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4%, 전년 동월 대비로는 8.6% 감소한 56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 등도 겹치면서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1,17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으나 고유가로 에너지산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고, 올해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중동, 인도와 아세안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3월 이후로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는 2월 초 발생한 남동부 대지진 여파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25.0%, 전년 동월 대비로는 28.9% 감소한 210만 톤에 그쳤다. 그리고 에너지 대란과 금융불안에 따른 경기 침체와 대지진 피해가 겹치면서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3.1%나 감소한 470만 톤에 불과했다. 튀르키예는 남동부지역 대지진으로 인해 철강 생산용량의 25~30%가 가동이 어려운 데다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내수 둔화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7.4%, 전년 동월 대비로는 6.7% 감소한 25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반적인 경기 부진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53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이 회복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새 정부가 인프라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면서 3월 이후에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고유가에도 서방의 경제 제재 강화와 국내 정치적 불안정 심화 등으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7.7% 감소한 240만 톤을 기록했으나 에너지 및 인프라 부문 프로젝트 확대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6% 증가했다. 그리고 에너지 등 주력산업 경기 호조와 제조업 및 건설 투자 증가로 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510만 톤을 기록했다. 이란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으나 러시아 및 중국의 지원과 함께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 건설 투자 프로젝트 확대 등으로 인해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브라질, 이란, 튀르키예의 순으로 전년과 대비하여 브라질과 이란이 한 계단 씩 상승한 반면, 튀르키예는 대지진 여파에 10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3월 이후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인도와 중동, 아세안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조강 생산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의 경우 수출 경기 부진으로 인해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에너지 대란 완화에도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더딘 탓에 상반기에는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러-우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조강 생산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나 러시아는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회복으로 예상보다 조강 생산이 조기에 회복될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대지진이 발생한 남동부지역의 전력 및 물류 인프라 복구 시까지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지역의 경우 고유가 및 자동차산업 경기 회복,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에 따른 중남미 국가들의 신규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2분기부터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대지진 피해가 큰 튀르키예와 러-우 전쟁 장기화 여파가 지속되는 EU, OECD 등이 GDP 성장 전망에 대해 추가 하향 조정을 실시한 한국을 제외한 전 지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3월 이후에는 조강 생산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