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연강판(HR) 제조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5월 외관용 판매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HR 공급을 바탕으로 내수 판매와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판매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본지가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HR 생산량은 98만5천톤으로 이는 전월 99만5천톤 대비 1만톤, 약 1% 감소했다. 사실상 지난달 생산량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지난 5월 중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 2열연공장이 보름간 수리 일정이 계획된 만큼 당월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업계의 우려와 달리 5월 생산량은 4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열연공장 수리에 앞서 풀케파 생산으로 단기간에 생산량을 바짝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HR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5월 내수 판매와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판매 실적을 반등에 성공했다. 실제 올해 5월 HR 총 판매량은 101만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9.8%, 전년 대비로는 5.2%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올해 5월 한 달간 내수로 판매된 HR의 양은 59만5천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약 12.3% 증가했다. 업체별로 내수 판매 실적을 살펴봤을 때, 지난달 4월보다 포스코는 17.1% 늘었고 현대제철은 4.2% 줄었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물량을 제공하는 포스코의 선전이 전체적인 내수 판매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5월 내수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를 “지난달 말 우천으로 출하에 차질이 발생했던 제품들이 이월 출하되며, 전월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5월 전반적인 수요산업 부진으로 내수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5월 내수 판매 증가가 철강업 경기 개선을 의미하는 것보다는 날씨 변수에 의한 일시적인 상승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건설경기의 악화는 내수 시장의 거래량을 둔화시켰다. 실제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66.4로 이는 전월 대비 13.8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6월 전망 지수는 76.6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여전히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게다가 철강업계의 계절적 비수기를 앞두고 있어 향후 올 상반기 내수 판매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열연 제조업체들은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수출 부문에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5월 HR 제조업체들은 수출량은 41만5천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6.4%, 전년 대비로는 무려 29.7% 증가한 수치다. 올해 1~5월 누계 수출 실적은 165만5천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5.2%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의 수출 실적은 미국의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은 한국의 무역흑자국으로 1위로 올라섰으며 철강 부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은 변수로 떠오른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법안인 만큼 IRA 시행으로 인해 수입재보다 현지 제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최근 미국으로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한국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