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제조업과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로 인해 베트남의 철강산업은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은 3.72%로 2011~2022년까지의 기간 중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 베트남 경제가 수출 증가, 강력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 내수시장 반등의 세 축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면, 2023년 상반기의 성적표를 보면 수출과 FDI라는 두 축을 잃어 성장세가 더뎌졌다. 2023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수입은 18.2% 수출은 12.1% 감소했다. 선진국 오더 감소로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베트남의 2차산업 공장이 감산해 운영하게 되면서 원자재 및 소재부품의 수입도 줄어들고 최종재의 수출도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경기의 부진으로 FDI의 신규 및 증액 투자도 주춤해 2023년 5월 20일까지의 대베트남 FDI는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108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고,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달러화 등의 통화 긴축이 2023년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베트남 경제가 급격하게 반등해 회복할 것이라 예측하긴 어렵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베트남 정부 주도의 공공투자, 베트남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이 2023년 하반기 경제 회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우선 HSB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리오프닝은 베트남의 수출, FDI에 모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예측했다. 보고서는 2020년부터 ASEAN이 EU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과 된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리오프닝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원부자재 소싱이 원활해지고 대중국 수출도 함께 늘어난다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에는 제조업 전반에 대한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베트남 정부의 인프라 개발에 대한 공공투자와 제8차 국가전력발전계획(PDP8)이 FDI를 유치하는 중요한 동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2023년 베트남은 공공투자 규모를 대대적으로 늘려 약 300억 달러 수준(707조 VND)으로 결정했다. 이는 2022년 공공투자액보다 20% 정도 증가한 규모이다. 올해 최대 공공투자 지출 분야는 남북 고속도로사업으로 베트남 최북단의 중국 국경지역인 랑선에서 수도 하노이와 남부 최대도시인 호찌민을 거쳐 국토 최남단 까마우를 연결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이다. 뿐만 아니라 롱탄 신공항, 메콩델타 물류, 남북 고속철도, 도시 간 도로 시설 구축 등의 대형 프로젝트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셋째, 베트남 중앙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하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4번에 걸쳐 2.5%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도 베트남 중앙은행이 50 베이시스 포인트 정도의 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베트남 중앙은행은 물가 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성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베트남의 환율과 외환 보유고도 베트남 중앙은행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시중 은행의 금리 인하로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증권사 VietFirst Securities는 금리 인하가 특히 제조, 전력, 인프라, 건설 등의 산업에서의 대출 비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이 상기한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하반기 베트남 경제는 상반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며, 이에 따라 철강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