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냉간압연강판(STS CR) 단압밀 업계가 중국 및 동남아산 수입재 급증과 국내 수요 산업 부진 등으로 하반기에도 경영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매출 규모가 소폭 감소한 반면 적자 규모가 개선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보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비앤지스틸과 대양금속, 황금에스티, 쎄니트(매출액순) 등 4개 STS CR 전문 제조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 합은 3,733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58억원, 1.5% 감소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5,562억8,3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22.8% 급감한 점에 비해 나아진 실적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스테인리스 수입 감소와 국산 가격 상승이 나타났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수입 급증과 국산과 수입재의 가격 경쟁으로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하반기에는 수입재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자동차와 조선 등 일부 수요산업의 견조한 흐름으로 상반기보단 매출 감소세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4분기까지 근본적인 수요 부진과 과잉 수입 상황이 크게 변하진 않았다.
이에 STS CR 단압밀의 수익성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4개 STS CR 단압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총66억6,800만원 적자를 봤다. 대양금속과 쎄니트가 적자로 전환됐고 황금에스티의 분기 영업이익이 11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2% 급감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53억원 수준의 상대적으로 높은 손실을 보고 있다.
업계에선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가 저가 수입재 유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수입은 29만1,95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산과 인도산 수입이 7만7,094톤, 1만5,800톤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4.4%, 5,202% 급증했다.
기존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산 물량에 이어 베트남과 인도산에도 과도한 물량이 유입되면서 국내 STS CR 업계가 실적난을 겪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 저율 쿼터 허용량 소진과 현지 가격의 일부 상승 영향, 포스코의 가격 사수 움직임 등으로 지난해보단 영업손실과 영업손실률이 부분 개선됐다.
또한 지속된 실적 악화에도 부채비율 증가 폭이 평균 7%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업체별로는 현대비앤지스틸과 황금에스티의 부채비율이 1년 새 15~25%p 감소한 반면 대양금속의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04.8%로 전년 동기 대비 54.7%p 급증했다. 대양금속의 자본은 1,171억원 수준으로 1년 새 약 31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회사 부채는 약 1,227억원으로 1년 새 약 2배가 급증했다.
STS 업계는 4분기에도 판가가 느린 속도이지만 지속 하락하고 있고, 물가 상승 및 금리 인상, 부동산 투자 불안 등으로 수요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며 경영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업계가 기대한 중국 경기 개선 및 현지 감산 등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올해 연말을 넘어 내년 초 시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