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금형 수출이 지난해 반등했지만 그동안 국내 금형업계의 최대 수출시장이던 중국향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결국 사상 첫 무역 적자를 기록하여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형업계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매김해 온 대중국 금형 무역 적자 전환은 국내 금형산업 성장에 큰 위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이사장 신용문)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금형 수출액은 1억1,048만 다러, 수입액은 1억1,960만 달러로 912만 달러의 무역 적자가 발생했으며, 올해 2월 누적 기준 대중국 금형 무역수지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금형업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현지 금형시장에서 국내 금형의 경쟁력 하락은 중국의 소위 ‘쌍순환 전략’의 파급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5월 ‘쌍순환 전략’을 추진하며 구조개혁을 통해 중국 소비시장을 확대했고, 기술 개발 및 신형 인프라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향상, 대외개방 확대 등 여러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현재 ‘쌍순환 전략’이 4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중국은 자국 독자적 공급망을 구축하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있으며, 향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첨단·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업의 근간인 금형산업 발전을 주도하여 산업단지 개발 및 기업 육성 등을 통해 중국 금형산업의 경쟁력은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중국 금형 수출은 금형 수출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4년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14년 대중국 금형 수출은 5억6,300만 달러로 당해 총 수출의 17.4%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대중국 금형 수출은 매년 감소세를 보여 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다가 지난해 1억1,000만 달러(수출 비중 5.3%)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국내 금형산업은 중국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해 왔으나 중국 금형업계가 기술 발전을 통해 자국산 대체를 추진했고, 팬데믹 기간에는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양국 간 무역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도 금형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다.
또한 중국 내에서 일본, 미국 등 경쟁국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고, 팬데믹 이후 환율의 변동 역시 국 금형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위기로 촉발된 중국의 경기 침체와 중국 금형업계의 기술력 향상으로 인해 향후 국내 금형산업의 대중 수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금형업계는 현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새로 기회 창출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중국, 일본 등에 편중되어 온 금형 수출 시장 구조를 북미, 아세안과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금형업계에서는 여전히 세계 금형 수요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R&D, 공정 디지털 전환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
금형조합 측은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금형업계의 자구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팬데믹 종식 이후 본격적인 대면 수출 마케팅이 가능해짐에 따라 본격적인 시장 선점이 필요한 시점이. 그러나 수출 마케팅 지원사업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 조합에서는 다양한 수출시장을 분석하고 유망지역에 대한 전시회, 시장개척단, 참관단 등을 파견할 계획이며, 정부에 수출 마케팅 지원 확대를 집중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