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봉강 제조업계가 지난해 감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중국산 수입 증가와 자동차·건설·기계업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특수강봉강 주요 6개 사의 총매출액은 4조6,09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이 2.3조 원 수준으로 가장 규모가 큰 세아베스틸이 2022년 4월 물적 분할로 2022년 경영 실적이 2~4분기만 반영됐기 때문에 순수 증가분으로 보긴 어렵다.
이를 감안한 세아베스틸을 제외 5개 사의 매출액은 2조2,983억 원 수준에 그쳤다. 전년 대비 13.1% 급감했다. 업계 매출액이 증가하긴커녕 사실상 대부분의 업체가 매출 급감에 허덕인 것이다. 아울러 세아베스틸의 2022년 분기당 매출액도 6,130억 원 수준으로 세아베스틸도 2023년에 사실상 매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특수강봉강 업계는 비공식적 대규모 감산에 나선 바가 있다. 상반기에 업체별로 10~30%를 감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한국철강협회는 지난해 특수강봉강 총생산이 265만6,891톤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2020년대 들어 최저 생산량을 기록했다.
특수강봉강 제조업계가 제품 감산에 나선 것은 금형강과 공구강 등에서 중국산 저가 수입재가 범람하며 수출과 가격 인상 적용이 어러운 데다가 전기료와 인건비, 스크랩 가격 및 합금 원료 가격 등의 부담 증가로 적자 수준의 판매가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수요 산업들의 부진까지 더해졌다.
이에 생산과 판매량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업계의 수익성도 눈에 띄게 악화됐다. 지난해 주요 6개 사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656억 원, 1,048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 13.2% 증가했다.
다만 이 역시 2022년 세아베스틸 1분기 실적이 빠져 생긴 착시로, 세아베스틸 제외 5개 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47억 원, 2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2.7%, 76% 급감했다.
특수강봉강 업계 관계자들은 “고금리·고물가 등이 장기화되고 미국을 제외한 국내외 경기 침체로 전방산업 수요가 위축되면서 제품 가격 하락과 판매 및 경영 실적 악화가 나타났다”라며 “이에 국내 주요 업체들이 뼈를 깎는 감산에 나섰지만 중국산 유입이 워낙 늘어 실효성은 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