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부터 흑연을 포함한 주요 배터리용 광물과 가공품의 수출 제한에 나선 가운데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에 협력해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다.
4월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과 EU는 내년까지 배터리에 사용하는 광물의 채취지역과 거래처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각각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관리하는 전자 플랫폼을 정비해 이를 연동할 계획이다.
일본은 50여 개 기업이 참가하는 ‘우라노스 에코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EU에는 자동차업계가 주도한 ‘카테나-X’가 있다.
양국은 자국 기업의 핵심 경쟁력과 관련된 비밀 정보를 제외하고 내년까지 두 플랫폼을 연계한다. 플랫폼을 연계하는 목적은 사용 중인 배터리 광물 정보를 공유해 추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광물의 역외 유출을 막고 재활용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사용 후 배터리의 광물을 재활용해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주요 재료인 리튬의 가공·정제에서 중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하며, 다른 배터리 재료인 코발트의 가공·정제 부문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76%, 흑연 채굴에서는 70%로 각각 나타났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해 흑연 등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해 미국과 EU 등의 견제에 대응하고 있는데, 중국의 수출 제한 움직임에 세계 주요국들은 경제 안보 관점에서 핵심 광물 조달처의 다양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EU 이사회는 지난 3월 리튬, 마그네슘 등 핵심 광물의 제3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원자재법(이하 ‘CRMA’)’을 공식 채택했다. ‘CRMA’는 2030년까지 제3국산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기 위한 역내 제조역량 강화,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규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