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국무원이 철강산업에 대한 에너지 효율과 탄소 배출량 감축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면서 감산 조칙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음에도 제조업과 건설업 등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도 하락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6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 가격은 톤당 10~60위안, 건설재 가격은 톤당 40~100위안 하락했다. 반면 상하이의 열연강판과 H형강, 섹션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탄소 피크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2024-25년 에너지 절약 및 탄소 감축을 위한 최신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을 통해 국무원은 철강산업의 경우 에너지 효율 기준과 환경 성과 수준이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생산능력과 생산량에 대한 규제를 모두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감산 조치에도 철강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수요 부진과 원료 가격 하락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5월 제조업 PMI는 49.5로 전월 대비 0.9%포인트(p) 낮아지며, 예상치인 51.5를 대폭 하회했다. 제조업 PMI가 50을 하회하면서 제조업 경기는 다시 침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철강 수요가 많은 자동차와 건설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승용자동차협회(CPCA)에 따르면 5월 중국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고,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1~4월 중국의 총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도 하락했다. 6월 1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830~835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30위안 하락했고, 전국 45개 주요 시장의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톤당 2,410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42위안 하락했다. 코크스 가격또한 전주 대비 톤당 92위안 하락했다.
수급 동향을 살펴보면 이번 주 5대 주요 철강 제품의 생산량은 896.13만 톤으로 전 주 대비 6.79만 톤 감소했고, 5대 주요 철강 제품의 총 재고량은 1758.06만 톤으로 전 주 대비 4.07만 톤 증가했다.
향후 중국 철강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감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장비 리뉴얼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미국과 EU의 관세 인상 등 수출시장의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내수 부문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장마철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건설 부문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감산 조치와 경기부양챍에도 선진국들의 수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장마철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와 아세안은 역내 철강업체들의 지속적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유럽의 경기 부진에도 역내 제조업 경기 회복, 인프라 및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인해 판재 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공급 과잉과 몬순시즌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재 가격은 하락했다. 인도와 아세안 시장은 중국산 수입재 증가와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에도 제조업 경기 호조로 판재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몬순시즌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현장이 중단되면서 건설재 가격은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제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 물량 감소와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일본 철강시장은 주요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과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철강시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수입 규제 강화, 제조업과 에너지산업 경기 회복,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제강사들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와 원료 가격 하락,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 등이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은 제조업과 인프라 부문을 중심으로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경기 침체와 함께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은 최근 세이프가드 2년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강누데 홍해지역 긴장에 따른 공급망 충격과 자동차 생산 감소로 판재 가격이 하락했으나, 지속된 고금리에도 재고 물량 감소와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에 건설재 가격은 상승했다. 유럽 철강시장은 수입 규제에도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판재 가격은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고금리에도 재고 감소와 함께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도 강화되고 있어 건설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