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후판 내수 판매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 등 전방산업 업황 개선으로 국내 후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국산 제품 판매량은 저조한 상황이다. 중국산 등 수입산 후판 물동량이 증가하며 국산의 자리를 대체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비조선용 후판 시황이 역대급 저점을 나타내고 있어, 제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다는 설명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6월 이후 계절적 비수기 시장 진입을 앞둔 후판업계는 추가적인 시황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후판업계는 해상풍력 등 신규 수요 창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제조 3사가 생산한 후판은 70만3천 톤으로 2월 이후 3개월 만에 70만 톤대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7.8% 늘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0.8% 줄어든 실적이다.
5월 국산 후판 내수 판매는 47만7천 톤을 기록해 전월 대비 4.8% 증가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국산 후판 내수 판매는 1월 58만4천 톤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50만 톤을 밑돌고 있다.
제품 생산과 내수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포항제철소 4고로 개수 등 제조사 설비 보수 기간과 함께 후판 내수 시황 부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국내 조선산업 업황 개선의 영향으로 후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라며 “다만 중국산 등 저가 수입재 물동량도 대폭 증가하자, 국산 수요는 예상만큼 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비조선용 시황 부진은 더욱 극심한 상황”이라며 “2분기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지만, 시황 부진이 극심했으며 가격 또한 성수기 시장 흐름을 나타내지 못했다”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후판 연간 수입량은 약 227만 톤으로 2016년 266만 톤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더욱이 올해 수입량은 전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5월 누계 기준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66만8천 톤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부진한 내수 시황 극복을 위해 제품 수출을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5월 누계 기준 국산 후판 수출은 113만 톤(본지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17% 증가했다. 5월 수출은 23만6천 톤으로 전월 대비 16.3%, 전년 대비 8.3% 늘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후판 가격이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수출 시장은 내수 판매 대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5월 미국 내수 후판 가격은 톤당 1,365달러(한화 약 186만 원)를 나타냈으며 국내 시장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90만 원 후반대를 기록한 바 있다.
사진은 동국제강 후판 제품. 동국제강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