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경제는 호조, 국내 철강 수요산업은 위축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년도에 1.5%에서 올해는 상반기에 2% 후반, 하반기에는 2% 초반으로, 연간으로는 2.5%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러한 개선된 경제성장은 반도체와 IT분야 수출 회복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철강수요 개선으로 효과로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우리나라 철강 수요는 건설산업의 부진과 자동차 생산이 소폭 감소하고, 조선 건조량 증가와 가전 생산 개선의 시황 속에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수출은 중국산 철강재가 범람하는 상황 가운데 유럽과 북미로의 공급 확대로 증가세가 기대된다. 생산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수입은 중국의 내수 부진 여파로 중국산 유입이 늘어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는 침체 및 둔화하기보다는 미국 주도로 호전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만 중국은 부동산 침체로 인한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 맞물려 세계철강협회는 세계 철강 수요가 지난해 17억6,300만 톤에서 올해에는 17억7,310만 톤으로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건설산업의 침체는 길어지고 있다. 정부 토목 발주가 민간 건축공사 발주 감소를 완화시키며 하락세를 누그러뜨리겠지만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2.4%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환율 변동성 확대,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더해 고물가에 의한 건설투자가 위축됐고, 여기에 건설업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태가 길어지는 침체 국면에 기인한 것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내수 판매가 부진하지만, 수출에서 만회를 도모하는 가운데 전년도의 양호한 실적 대비 1% 이내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 판매는 올해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되면서 연간으로는 3% 이내로 감소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수출은 최대 수출 지역인 북미향이 호조를 보이면서 4월 2.8% 증가했고, 이러한 수출 증가는 하반기에도 선전하면서 국내 생산 감소를 완화할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오랜만에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 건조량은 인력부족 문제로 올해 1분기에도 감소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인력 문제를 개선하면서 GT(Gross Tonnage) 기준으로는 연간 10% 이내의 견조한 증가가 기대된다. 철강수요 측면에서 보면 이 선박 건조량 증가 수치가 고스란히 호재로 반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클락슨리서치가 4월에 발표한 수주잔량은 우리나라는 전체 6,340만GT 중에 철강재 원단위가 낮은 LNG/LPG선이 51.4%, 대형 컨테이너선은 29.5%를 점유했고, 철강재 원단위가 높은 벌크선과 탱커선은 각각 0%와 11.5% 비중으로 고부가가치의 철강재 저원단위 선박 비중이 높아졌다. 국내 가전산업은 글로벌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의 영향으로 인공지능(AI)과 IT 기반의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전 생산은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나 코로나 이전의 대비로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수요산업 부진…올해 철강 내수는 소폭 감소
지난해 철강재 수요는 전년 대비 2.2% 반등한 5,244만 톤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다시 감소세로 전년 대비 1% 이내로 소폭 줄어든 5,200만 톤 수준이 될 전망이다. 수출은 세계 고른 지역에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년도에 2,734만 톤에서 올해에는 2,800만 톤 수준으로 증가가 기대된다.
올해 철강 생산은 위축된 국내 수요와 수출 환경을 반영해 전년과 유사한 7,000만 톤 수준이 될 전망이며, 수입은 중국과 일본산이 전체의 90%를 초과한 가운데 최근에 중국산 유입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여 1,560만 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판재류 수요는 1분기에 일시적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 투자액과 자동차 생산 감소를 조선 건조량 증가 및 가전 생산 회복이 만회하면서 연간으로는 전년도에서 소폭 증가한 2,670만 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전통적 주력시장 동남아와 중국향이 큰 폭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 이어 새롭게 튀르키예와 멕시코향이 늘어나면서 2023년에 전년 대비 9.7% 증가하였고, 올해 4월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며 연간으로 1.5% 증가한 2,225만 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재류 생산은 위축된 내수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시범적용되고 있는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적극적인 수출량 확보로 전년 수준 이상인 4,360만 톤에 이를 전망이고, 수입은 중국의 내수 부진에 따른 수출 확대 전략으로 우리나라에도 중국산 유입이 증가하여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70만 톤 내외가 될 전망이다. 봉형강류는 국내 건설산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시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내수는 전년도 2,011만 톤에서 올해 2천만 톤 아래로 감소하고, 수출은 내수시장 위축을 만회하기 위한 확대 노력으로 동남아시아와 북미, 대양주향(호주, 뉴질랜드) 공급 확대로 200만 톤 이상으로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봉형강류 생산은 수출량 증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의 감소 영향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년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수입은 중국산이 65% 내외를 유지하면서 소폭 감소하여 330만 톤 수준이 될 전망이다. 강관 분야는 전체 건설투자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SOC 투자 확대가 수요 감소를 만회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강관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고, 상반기로도 감소한 후에 하반기에 만회하는 상저하고가 예상된다. 이에 연간으로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336만 톤을 보일 전망이다.
강관 수출은 미국의 경기호전이 길어지면서 60%를 초과하는 북미향 증가 기대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생산은 내수 침체와 전년도 소폭 증대 영향으로 전년도와 유사 수준으로 예상되고, 수입은 국내 건설 부진으로 중국산의 유입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 세계 철강 시황은 회복세, 동북아는 침체
세계철강협회가 지난 4월에 발표한 올해 세계 철강 수요를 지역별로 보면 유럽지역은 회복세를 보여 4% 증가하며, 북미는 1.4%, 인도와 아세안을 비롯한 신흥국은 견조한 증가율을 전망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수요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수요의 과반을 자치했던 중국의 철강 수요는 3년 연속 감소로 2023년에 전년 대비 3.3% 감소했고 올해에는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 철강업계의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의 구조조정이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나고, 내수 침체에 따른 수출 확대로 이어져 우리 수출시장에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영국의 철강통계 데이터베이스 ISSB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재 수출은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 9,387만 톤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분기에만 3,554만 톤을 나타냈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로 수출은 2023년 854만 톤, 올해 1분기에만 310만 톤을 기록했다.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아세안 국가의 올해 철강수요 증가는 3.5%로 견조할 전망이다. 이 지역은 최근에 생산량 증가로 수입 의존도가 낮아진 가운데서도 중국산 수입재 증가로 한국과 일본산의 감소로 직결됐다. 올해에도 중국의 공격적인 수출 전략으로 우리 철강업계의 수출 여건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본은 철강 수요산업의 특별한 호재가 보이지 않으면서 철강재 수요는 지난 2년에 이어 올해에도 소폭 이나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도 대표적인 순 수출국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 수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3,175만 톤, 올해 1분기 760만 톤을 수출하였는데 동기간에 한국으로 수출은 각각 556만 톤, 133만 톤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동북아 3국의 수요는 침체 속에 세계 수요는 증가해, 한·중·일 3국의 수출 경쟁이 심화하는 구도다.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아세안 국가와 인도는 현지업계의 능력 증강과 생산 증대로 인한 수입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3국의 경쟁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지역은 수출 3국 중에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면서 공급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중국과 일본산 유입이 절대적인 가운데 특히 중국산 철강재의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생태계 확보를 위해서라도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내수 대응 전략이 더욱더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국내 산업발전에 근간이 된 것은 물론이고, 수출로 무역수지 흑자에 공헌도 꾸준히 해왔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황에서도 이러한 철강산업이 중요한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 철강업계의 내수와 수출의 공급 경쟁력 강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