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국내 철강재 가격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 제조업계는 6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시중 유통가격 세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방산업 업황 악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철강재 가격은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철강원료 가격이 중국 등 해외 수급 상황 변동에 따라 약세를 거듭하고 있어, 제품 가격을 끌어내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철강업계는 계절적 비수기인 하절기 진입 이전 철강재 유통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중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재 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국산 열간압연강판 유통가격은 제조업계의 가격 인상 방침이 온전히 적용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철강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제품 판매가 원활하지 못하자 제품 가격도 상승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사진은 포스코 열연코일. 포스코 제공.6월 초중순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80만 원 초반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대응재 유통가격은 톤당 80만 원 안팎을 형성하고 있으며 중국산 등 수입산 열연강판 유통가격도 톤당 70만 원 중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가격 인상 방침이 적용됐으나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내 열연강판 제조업계는 6월 가격 인상을 알린 바 있다. 포스코 등 제조사들은 6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 원가량 인상했다. 수입대응재와 실수요향 열연강판 가격도 인상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는 등 철강원료 가격 변수도 철강재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6월 11일 철광석 가격은 103.8달러로 지난 4월 이후 2달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은 낮출 수 있으나, 가격 인상 방침 적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욱이 중국 등 해외 철강 가격 하락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국내 가격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8주 만에 3,700위안대에 진입했으며 열연강판 선물가격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더욱 낮은 수준을 형성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강달러 영향으로 수입원가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현재 중국 철강업계의 오퍼가격은 엄청난 부담은 아니다”라며 “다만 중국 철강 가격이 더욱 하락하면 오퍼 및 수출가격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냉연강판과 강관 등 하공정 제품의 가격 흐름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다. 6월 원소재인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따라 하공정업계 또한 제품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으나 실제 반영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공정업계는 앞서 4~5월 제품 가격 인상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적자 판매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했다”라며 “가격 정상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