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 제품 라인업./LG전자
최근 뜨겁게 부상하는 프리미엄 가전으로 인해 국내 철강 제조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인버터와 컴프레서와 같은 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와 프리미엄 가전용 강판을 생산하고 있는 동국씨엠과 아주스틸이 대표적이다.
28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가 출시 5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300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 5년간 1분에 한 대꼴로 판매한 셈이다. 동일 브랜드인 AI 무풍 시스템 에어컨 인피니티 라인은 지난주에만 일평균 1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1분에 7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것이다.
LG전자의 실적도 올 2분기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여름철 냉방가전 수요 증가로 생활가전 사업이 견조한 수익성을 보이는 가운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B2B사업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LG전자에 대한 증권사 2분기 영업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9,658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2021년 2분기(8,781억 원)이후 최대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하는 곳도 있다.
가전 수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2분기에는 일부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Hyper NO'를 거의 독점 공급 중이다. ’Hyper NO‘은 고급가전 시장의 급성장에 맞춰 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제품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에어컨과 냉장고 컴프레서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동국씨엠 역시 프리미엄 가전의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고급 가전에 걸맞은 소재 선택이 중요한 과제가 되면서, 가전제품 외관의 발전사를 써 온 동국씨엠의 앱스틸도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앱스틸은 가전제품 고급화에 따른 외장 디자인 다양화에 대응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설비 면에서도 세계 최초 1600mm 라인의 S1CCL, 라미나필름 전용 라인 FCL을 두루 갖췄다. 실제 본지 판매 실적 통계에 따르면 동국씨엠 가전용 컬러강판 지난 5월 국내외 판매는 약 2만 톤 가량이었다. 내수와 수출 판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각각 42%, 11% 확대했다.
아주스틸은 비스포크 겉면 패널 제작사 중 한 곳이다. 아주스틸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박막코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삼성 비스포크 시리즈에 적용했다. 지난해 4월에는 삼성전자 비스포크향 냉기 도어용 펫글라스를 연구 개발 활동으로 내세운 바 있다. 또 LG전자향으로도 세탁기 플래티넘 블랙 G-Print, 세탁기 앞면의 브랙스틸2 펫글라스 제품을 개발했다. 아주스틸의 지난달 국내외 가전 컬러제품용 판매는 약 7천 톤으로 일년 전보다 매출이 13%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8%, 해외에서는 23% 물량 확대됐다. 이같은 연구개발과 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생활가전에서의 고품질 컬러강판 공급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매출 성장도 기대되는 분위기다.
최근 역대급 폭염 예고에 에어컨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외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도 있다.
특히 LG전자는 실외기 소재 적용 시 삼원계 합금도금강판만을 모재(母材)로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원계 합금도금강판은 열연 또는 냉연강판의 부식 방지를 위해 아연(Zn)-마그네슘(Mg)-알루미늄(Al) 3원계 합금을 도금한 강판으로 우수한 내식성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로 한정적이다. 생산 가능한 제조사로는 포스코의 포스맥, 동국씨엠의 GLX·GIX, KG스틸 맥코트, 포스코스틸리온 슈퍼 알코스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