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스크랩 가격은 7월에도 인하로 시작했다. 지난주 남부권 7차 인하(2월~)에 이어 이번 주 경인·중부권에서는 현대제철이 선제적으로 인하에 동참했다.
해외 시장은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악의 건설경기 침체와 함께 본격적인 장마철 비수기 진입을 앞두고 철스크랩 수요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제강사들도 철근 생산을 대폭 줄이면서 반제품 빌릿 수출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제철소는 7월 1일(월)부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등급에서 톤당 1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5일(목)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인하다. 누적 인하폭은 2월부터 총 7만원으로 늘었다.
지난주 한국철강과 한국특강 등 남부권에서 먼저 7차 인하에 나서자 동참한 모습이다. 대한제강과 YK스틸도 7월 2일(화)부로 전 등급 1만원 내리며 7차 인하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경인·중부권에서 벌어진 인하 속도는 아직까지 주목할 변수다. 연이은 단가 인하로 국내 물동량도 더딘 상황에서 추가 인하를 강행할 경우 자칫 수급 균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지난 4월 10일 5차 인하를 마지막으로 석 달 넘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6차 인하에 머무른 세아베스틸과 환영철강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이유다. 다만 남부권 시황을 고려하면 7차 인하 동참에 무게는 실려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제강사들이 빌릿 수출에 나서고 있는 점이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복수의 제강사가 필리핀 마닐라향으로 빌릿 수출 오퍼 가격을 톤당 510~515달러(CFR)로 제시했다. 동국제강도 빌릿 수출 2만톤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철근 유통시세 급락으로 완제품 철근을 판매하는 것보단 반제품 빌릿 수출이 유리하단 판단에서다. 더욱이 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주변국 가운데 최저가로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철스크랩 시장은 지난달 말부터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철스크랩 수입이 역대급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디커플링(탈동조화) 장기화로 국내에 미칠 여파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지표인 튀르키예 철스크랩 수입 가격은 지난주 미국산 HMS(80:20) 기준 톤당 389달러(CFR)로 전주 대비 3달러 상승했다.
튀르키예도 철근 등 제품 시장이 뚜렷한 개선세가 없지만 해상운임지수가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더딘 시황에도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해상 컨테이너 운임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3,714.32로 전주 대비 238.72 포인트(p) 오르며 9주 연속 급등했다.
SCFI가 3,700선을 넘긴 건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4월 중순까지 1,800선을 밑돌던 SCFI는 같은 달 말부터 치솟기 시작해 최근까지 2배 이상 급등했다.
주춤하던 발틱 건화물선지수(BDI)도 다시 상승세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는 지난달 28일 2,050을 기록하며 3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13일 1,900선 진입 이후 소폭 등락을 오가던 지표는 2주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한편,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철스크랩 수입은 95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급감했다.
특히 5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60.1% 급감한 13만4,000톤에 그치며 역대 최저로 떨어졌던 올해 1월(14만5,000톤) 이후 넉 달 만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