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요 철근 제강사 와이케이스틸(YK스틸)이 충남 당진시로 본사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가 모회사 대한제강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시의회 김형철 의원(국민의힘, 연제구2)은 19일 기획재경위원회 소관 디지털경제실 업무보고에서 YK스틸의 당진 이전 과정에서 부산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김형철 의원은 "400여개의 일자리와 7,000억원에 달하는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지역 향토기업이 고충을 겪고 있는데 단순 이전만을 권유한 부산시 입장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YK스틸 이전 관련 의혹이 명확히 해소할 수 있도록 2019~2020년 당시 부산시가 제공한 행정 지원에 대한 재검토와 소극적 조치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 YK스틸 부산공장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입주민들은 분진, 소음, 악취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시는 매년 300여건이 넘는 민원을 해결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결국 YK스틸에 공장 이전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2020년 9월 대한제강은 YK스틸의 지분 51%를 인수했고 이어 같은 해 11월 YK스틸은 충남도, 당진시와 본사 공장을 이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 의원은 YK스틸 이전 과정에서 부산시의 소극적 행정과 함께 대한제강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제강이 당시 오거돈 전 부산시장(2018~2020년)의 부친인 고(故) 오우영 회장이 창업한 기업인 점을 지적했다.
김형철 부산시의원그는 "2019년부터 대한제강과 YK스틸 간 인수합병 논의가 시작됐는데 2020년 인수합병 이후 YK스틸 본사 공장을 이전하는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당시 부산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오거돈 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시장 독과점 방지를 위해 경쟁입찰을 통한 인수합병이 이뤄져야 하는데 대한제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합병을 진행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YK스틸이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면 대한제강 평택공장과 가까워져 국내 철근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YK스틸 부산 공장 부지는 추후 용도변경으로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 지역 상공계에서 향토기업을 떠나보낸 부산시의 무능함에 대해 연일 지적하고 있다"며 "잘못된 행정으로 굴지 기업이 부산을 떠나는 사태에 대해서는 과오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YK스틸의 당진 이전은 3년 뒤인 오는 2027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당초 2024년 계획됐던 YK스틸 당진 이전이 전력 공급 관련 공사 지연으로 2027년까지 연기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