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상반기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인 CHQ선재업계가 하반기 시황 악화로 인해 실적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본지가 주요 CHQ선재업체와 포스코 등 고로사, 파스너업계 등을 취재한 결과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전방산업 부진과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 무역 갈등 확대 등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는 한편 제품 가격은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매출 역성장과 수익성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주요 전방산업별 전망을 살펴보면 CHQ선재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은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각종 자동차 관련 협회 자료 등을 종합해보면 올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1%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부품 수출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선재 수요가 적은 전기차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는 것은 다소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특수강의 CHQ선재. (사진=세아특수강)업체별로 다소 전망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자동차 관련 수요가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데 반해 건설 및 중장비, 기계 부문 수요는 최악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건설의 경우 국내는 민간 주택시장은 물론 공공건설시장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 주요 선진국 건설시장 또한 고금리 장기화로 침체되면서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같은 주요국 건설 부문의 침체는 자연스럽게 중장비 수요 감소를 동반하고 있으며, 기계 부문의 수요 감소도 가져온다는 것이 CHQ선재업계의 지적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으로 인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주요 전방산업 경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반기 수요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소재 및 제품 가격은 특별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등 고로사들은 3분기 이후에도 소재 가격에는 특별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며, CHQ선재업계 또한 국내 수요 및 시장 상황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가급적 기존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수요 감소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유지할 경우 매출 역성장과 수익성 저하가 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반기 CHQ선재업계는 대호특수강을 제외한 업체들 대부분 매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HQ선재 시장의 불황 돌파를 위한 해법을 둘러싸고는 업계 간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최대 수요그룹인 파스너업계의 경우 저가의 중국산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전반적 시장 확대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소재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와 CHQ선재업계에서는 공동 연구개발을 통한 신수요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다만 다른 선재 품목과 마찬가지로 건설 관련 인증제도 정비 및 시방서 규정 개정 등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는 공감대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로사와 신선업계, 파스너업계의 의견은 모두 일리가 있다. 현 상황은 단기간 내에 해결이 어려운데 고로사-신선업계-파스너업계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으는 동시에 정부에 강력한 정책적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수요개발과 함께 국내시장을 방어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 정비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