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한금속·재료학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추진하는 하계기술심포지엄에서 김영무 국방과학연구소 팀장이 '항공엔진 소재의 국산화 현황과 개발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했다.
이날 김영무 팀장은 항공엔진 소재의 기본개념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한 뒤 항공엔진 소재 국산화의 필요성 및 지원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김영무 팀장에 따르면 항공엔진은 크게 2가지 '터보팬(turbofan)' 엔진과 '터보프롭(turboprop)' 엔진으로 나뉜다. 팬과 가스터빈이 결합된 터보팬 엔진의 추력은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및 팬에 의해 발생한다. 구성품으로는 팬, 압축기, 연소기, (고압/저압)터빈, 후기 연소기 등이 있으며 EJ200 엔진이 대표적인 예시다.
터보프롭 엔진은 프로펠러와 가스터빈이 결합된 형태로 이뤄져 있다. 가스터빈을 통한 프로펠러 회전이 추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로 프로펠러, 압축기, 연소기, 터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터보프롭 엔진 예시로는 H80엔진이 있다.
한국은 2010년 최초로 항공엔진 개발에 뛰어들어 2018년까지 코어엔진 개발에 몰두했다. 2019년에 이르러서는 완제엔진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7년까지 완수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를 마친 뒤에는 실제 운용에 들어가는 시험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항공엔진 소재 개발에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일반 소재와는 다르게 항공엔진 소재의 경우 200도에서 1500에 이르는 고온 환경에서의 장수명 특성이 필수적이다. 프리미엄 재질(높은 청정도 및 고온 물성 보유), 신뢰도검증(감항인증)을 위한 통계 데이터도 필요하다.
한국이 항공엔진 소재 국산화에 도전하는 데에는 국제적인 배경이 크다. 우선 무인기 적용 터보팬 엔진과 부품등의 항공엔진 소재는 전략물자로 지정돼 있어 수출통제품목으로 명시돼 있다. 때문에 보유한 자본정도와 관계없이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수입하기가 어렵다.
항공엔진 소재의 공급망 불안도 항공엔진개발 국산화의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미국, EU,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들간의 첨단산업 경쟁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이 붕괴됨에 따라 자체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항공엔진 소재 시장에서 주요 수입국과의 종속관계가 형성될 위험이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항공엔진 소재 기술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세계가 첨단산업 시대로 돌입하면서 항공엔진 소재 기술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 시장 속 부가가치가 상승했다.
1900년대 초반 부터 진행된 항공엔진 소재 개발은 긴 역사를 바탕으로 축적된 기술 때문에 높은 진입장벽이 형성돼 있다. 항공엔진 소재 연구에 있어 한국은 상당한 후발주자로 미국의 ATI, 프랑스의 Aubert & Duval 등 몇몇 거대 기업 위주로 산업이 돌아가는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된 분위기 속 부담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지난 2010년 부터 정부예산을 투입해 기업, 연구소, 학교 등 수많은 산·학·연이 연구에 힘쓴 결과 냉각 터빈 소재 및 부품 개발, 고강성 Ni기 분말 초내열합금 개발 등 여러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영무 팀장은 항공엔진 소재 국산화는 갈길이 멀다고 봤다. 우선 국내 기술 성숙도가 매우 낮다. 항공엔진 국산화의 연구주체는 주로 대학 및 중소기업 등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기 힘든 조직이다 보니 기초, 응용연구 수준의 연구개발에만 용력이 집중돼 왔다.
아울러 낮은 내수수요로 인해 기업의 자체 투자 및 인력 유지가 어려워 정부 예산 지원이 필수적인 데다 부품화 공정에 요구되는 설비 인프로가 부족한것도 발목을 잡는다.
높은 시장 진입 장벽도 항공엔진 소재 국산화를 저해하는 원인이다. 항공엔진 소재가 수출이 제한된 전략물자로 지정됐기 때문에 국내로의 국외 기술 및 인프라의 도입이 매우 어렵다.
이에 김영무 팀장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 대형 설비 도입 및 기술 개발 추진이 필요하다"며 "설비가 고가이긴 하나 부품 성능 향상 및 제작 비용 절감에 용이해 장기적 차원에서 설비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