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롤 생산 작업대
가전 제품과 건축자재에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엠보싱이 적용된다. 민판에 무늬를 새겨 넣는 것만으로도 상상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대한롤은 1998년부터 고급 철강 제품에 쓰이는 ‘엠보싱 롤러’를 다루는 전문 제조업체다. 컬러강판을 비롯해 스테인리스 강판, 알루미늄 강판 등을 엠보싱 처리하는 데 회사 제품이 쓰이고 있다.
대한롤 김동신 실장은 “냉장고 등 백색가전용 측후면부에 나타나는 엠보싱은 초정밀 롤러로 후작업을 거친 것”이라며 “평판일 때보다 강성과 인장강도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진동소음과 육안 식별이 불가능한 스크래치 불량률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가전제품 제조에는 엠보싱 기법이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엠보싱 롤러는 원재료의 이점을 살려줄 수 있어 엘리베이터, 방충망, 선박 내장용, 샌드위치패널 등에도 응용이 가능해 전망이 밝다.
가전제품용 스틸엠보싱은 대한롤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분야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엠보싱의 시대를 연 것도 대한롤이다. 회사는 2003년 우리나라 최초로 가전제품용 스틸엠보싱 기계 공급한 후부터 국내 압연사들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굴지의 기업들과 롤러 분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롤이 생산하고 있는 롤 제품단조된 합급강을 레이저로 각인해 제작하는 엠보싱 롤러 분야는 기술 난도 문제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일반적인 기술 수준으로는 섬세도와 심도를 구현하기 어렵고, 기계장치 특성상 8000~9000kg의 초대형 사이즈를 다루는 게 쉽지 않아서다.
대한롤은 스틸 엠보싱 기계 한 기당 최소 100일간의 시간을 투입해 생산하고 있다. 제작 과정에서 디자인과 변경사항 등을 확인하고 작업 직원들이 정밀성과 점성 물질에 대한 적합도 등도 수시로 점검한다.
신규 디자인도 꾸준히 개발해 제품력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레더 무늬에 한정돼왔던 디자인은 피라미드형, 사다리꼴, 다각형, 사선형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밀 인그레이빙(Mill Engraving)과 패턴을 침식해 조각할 수 있는 에칭 인그레이빙(Etching Engraving) 등으로 확대됐다.
대한롤 제품들로 구현한 샘플대한롤은 향후 제품군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현재 대한롤은 150여 종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 연구소 등을 운영하며 연구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롤 기계 제조업 시장에서 기술력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다양한 기술 개발 성과 덕분에 해외 시장 진출도 가속화됐다. 중국, 미국,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성과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기준 전체 매출의 70%는 수출에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