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및 건설 부문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연설에 대한 기대감 속에 공급 감소와 원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중국 철강 가격이 반등했다.
8월 4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 가격은 톤당 20~70위안 상승했고, 건설재 가격은 톤당 20~80위안 상승했다. 다만 상하이의 H형강과 섹션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30~70위안 하락했고, 톈진의 H형강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최근 중국 수요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건설 및 부동산 부문은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 생산은 반등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8월 1~25일 중국 승용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9.0%, 전년 동월 대비로는 5.0% 증가했다.
우선 철강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외 수요 부진으로 마진 압박이 심화된 철강사들이 생산을 감축한 데다 수요가와 유통업계가 신철근표준을 대비하기 위해 재고 정리를 지속한 탓에 이번 주에도 공급 감소는 지속됐다.
중국의 철강 전문 미디어 Mysteel에 따르면 지난 주 소폭 증가했던 중국 철강사들의 8월 4주차 총 생산량은 778.66만 톤으로, 전주 대비 0.28만 톤 감소했다.
그리고 중국 철강사들의 5대 주요 제품 재고는 421만 톤으로 전주 대비 6.1% 감소해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통업계가 보유한 5대 주요 제품 재고는 7개월 만에 최저인 1,850만 톤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3.9% 감소했다
이처럼 일부 수요산업 회복과 공급 물량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료 가격은 상승했다. 8월 4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750~753위안으로 전주 대비 21~22위안 상승했고, 전국 45개 도시의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2,064위안으로 전주 대비 34위안 상승했다. 코크스 가격은 톤당 1,991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2위안 상승했다.
성수기인 9월을 앞두고 있지만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부문이 고금리에 따른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수급 측면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공급 문제로 인해 일부 전기로 철강사들이 재가동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철강사들이 여전히 손실 상태에 있어 철강 생산량의 큰 증가가 예상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자동차 부문의 수요가 개선되고, 공급 물량 감소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신흥국들이 모두 중국산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제조업 수출 둔화와 함께 부동산 침체도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큰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와 아세안은 역내 제조업 설비 투자 증가와 공공프로젝트 투자 확대로 철강 수요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역내 생산능력 증가와 중국산 저가 수입재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 몬순시즌 비수기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으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인도와 아세안은 제조업 부문의 수요는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몬순시즌 건설 부문 침체, 역내 생산능력 확대 및 수입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수요산업 경기 부진에도 유통업계 및 수요업계의 재고 감축으로 판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고,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에도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재 가격 또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철강시장은 재고 감소와 출하가격 인상에도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미국 철강시장은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부진과 내수 둔화에도 자동차와 에너지 부문 호조 및 인프라 부문 수요 개선, 수입 규제 등으로 인해 판재 가격은 소폭 상승했으나, 건설 부문 침체로 인해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철강시장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건설 부문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으나 자동차와 에너지, 인프라 부문 수요가 유지되고 제강사들의 설비 유지보수에 따라 공급도 감소하고 있어 9월 이후 철강 가격이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유럽은 공급망 충격과 에너지 대란에 따른 제조업 경기 둔화와 고금리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에도 아시아산 저가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소폭 반등했다. 유럽 철강시장은 저가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건설업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