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전기차, 배터리 등에 필요한 핵심광물 수급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핵심광물(Critical Mineral)은 가격과 수급 위기 가능성이 높고, 위기 시 국내 산업 및 경제에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자원안보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광물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 하원 전략경쟁 특별위원회에서 핵심광물 실무협의체를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하원은 실무협의체를 만들면서 “미국 산업 공급망 내 중국산 광물 유입을 추적하고, 중국 광물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법안 개정, 세제 혜택, 정부 투자 등의 행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광물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도 견제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를 높이면서 광물 수급에 점차 빨간 불이 켜지고 있고, 당장 중국의 보복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점차 국유화 기조를 강화하며 공급망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최근 중국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안티모니와 관련 금속의 수출을 9월 15일부터 금지한다고 밝혔다. 안티몬 광석, 안티몬 금속, 안티몬 산화물을 포함한 6가지 종류의 안티몬 관련 제품의 수출이 제한되고 허가 없이 금-안티모니 제련 및 분리 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금지된다.
참고로 안티모니는 탄약, 미사일, 원자력 무기, 야간 투시경, 배터리,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는데, 중국은 전 세계 안티모니 생산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전 세계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로서는 장기적으로 핵심광물에 대한 수급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친환경 산업의 핵심 광물인 구리와 니켈 부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포럼(IEF)에 따르면, 2050년까지 구리의 수요는 82% 증가할 예정이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구리광산 개발이 미진해 2026년부터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블룸버그NEF는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니켈(Class 1)의 공급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2029년부터 니켈 공급부족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핵심광물 공급망 이슈에 대해 주요 공급국과의 협력체제 구축, 비축물량 확대 등 직접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이러한 공급망 확대뿐 아니라 고품질 폐자원 공급망 구축, 설계·유통·소비 단계의 순환 이용 확대, 순환경제 부문 규제 개선, 규제 샌드박스 제도 등을 통해 순환경제를 활성화 하는 것이 국내 산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가장 궁극적인 해소책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이 제정 및 시행됐다. 이후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10개년 계획, 순환경제 10대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인 2050년 탄소중립 추진 계획 등이 발표됐다. 올해부터는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시행됐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낭비를 최대한 억제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우리나라는 원료를 수입해 가공, 제품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이기 때문에 재자원화산업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자 신공급원으로서 필요한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