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두 달 만에 15만원 급등했던 철근 유통시세가 9월부터 추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연이은 수요 침체 속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매출 확보가 급한 저가 매물들이 나온 영향인데, 제강사는 10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속도 조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국산 철근 유통시세(SD400, 10mm)는 톤당 80만원으로 4주 연속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9월 3만원에 이어 10월 1일(화)부로 철근 마감가격 3만원 추가 인상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시장 반영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제강사 9월 마감 가격은 82~83만원으로 추산되며 10월 85만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 유통시세 고려 시 궁극적으로 5만원 인상이 목표인 셈이다.
시장 정상화 기치를 걸고 구조적 감산 차원에서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을 '상시 2교대 체제'로 전환하는 등 철근 적자 판매 탈피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대제철도 비가동률을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새해 80만원으로 출발했던 철근 유통가격은 최대 성수기 2분기(4~6월) 급락하면서 6월 60만원 중반대까지 급락했으나, 6월 말부터 제강사들의 전방위 감산과 함께 잇따른 마감가격 인상으로 8월 말 80만원 선으로 오르며 연초 시세를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10월 초 인상분 적용 뒤 중순부터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온전한 인상분 반영은 쉽지 않을 분위기다.
제강사들은 예외 없는 원칙마감으로 출혈경쟁 예방에 나서겠다고 못 박았으나 역대급 수요 부진 속 추석 연휴 직후 월말로 직결된 영업환경 탓에 9월 매출 확보에 비상이 걸린 유통업체들의 저가 판매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실제 최근 유통시장에서 일부 저점은 79만원대까지 보이면서 이 같은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일각에선 속도 조절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침체 속 잇따른 인상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추석 연휴 등 9월 특수 영업 환경으로 시세 조정 분위기"라며 "6월 저점부터 최근까지 15만원 이상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10월 초 온전한 인상분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월 역시 월초 징검다리 연휴로 실질적인 영업일수가 줄면서 자금 확보가 급한 유통들의 매출 압박은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10월 철근 기준가격은 건설향 톤당 90만7,000원으로 석 달 연속 동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철스크랩 가격 변동이 없는 가운데 변수로 남았던 4분기 전기요금도 일단은 동결로 결정됐다.
다만 정부가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전기료 인상안을 검토 중이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