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공급발 인상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던 철근 유통가격이 10월 들어 급격히 하락 전환됐다.
그간 건설경기 침체에도 연이은 마감가격 인상으로 유통시세는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했으나 최근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제강사들도 무리한 추가 인상 대신 철스크랩 인하 등 원가 절감과 함께 특별 감산 조치로 재고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국산 철근 유통시세(SD400, 10mm)는 톤당 77만원으로 전주 대비 3만원 하락했다. 저점은 이미 76만원까지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등 주요 제강사들이 지난달(82만원)에 이어 이달 초에도 마감가격 추가 인상(85만원)에 나섰으나 연이은 약세 분위기로 중심 가격은 빠르게 하락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초 인상분 일부 반영 뒤 중순부터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인상분 적용 일절 없이 예상 너머 큰 폭 하락세가 이어지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앞서 새해 80만원으로 출발했던 철근 유통가격은 최대 성수기 2분기(4~6월) 급락하면서 6월 60만원 중반대까지 내려앉았으나, 6월 말부터 제강사들의 전방위 감산과 함께 잇따른 마감가격 인상으로 8월 말 80만원 선으로 오르며 연초 시세를 회복했다.
최근까지 석 달 연속 제강사 마감가격 인상에 추종했던 유통 분위기가 꺾이면서 지난 2분기 악몽이 되살아나는 형국이다.
제강업계도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10월 인천공장에서 기존 감산폭에 더해 2일 추가로 휴동하는 '특별 감산'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철근 시장이 예측보다 한참 저조한 거래량을 보이는 등 단기간 재고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앞서 동국제강은 잇따른 철근 수급 악화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야간 조업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인천공장 교대조 전환(3교대→2교대)에 따른 추가 감산을 시행한 바 있다.
교대조 운영 방식에 따라 전기료가 비싼 주간 시간은 상시 비가동으로 남게 되며 이를 연말까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 측은 "수요 침체 속 재고 수위 조절과 적정 판매량 유지를 위한 조치"라며 "이번 특별 감산 이후에도 수요에 맞는 탄력적 공장 운영으로 시장 수급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 철근 메이커인 현대제철의 경우에는 추가 감산 조치 발표는 없었으나 철스크랩 추가 단가 인하 등 원가 절감부터 나선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17일(목)부로 인천공장과 당진제철소에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등급 1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월) 1만원 인하에 이어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 인하다.
동국제강 인천공장도 지난 7일 1만원 인하 적용 뒤 추이를 살피고 있으나 중부권 세아베스틸 군산공장도 15일(화)부로 전 등급 1만원 내리면서 추후 동참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제철 기준 경인·중부권 철스크랩 가격은 7월 1일(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된 모습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의 경우 지난 4월 10일(수) 이후 6개월 만에 단가 인하다.
한편, 남부권에서도 대한제강·YK스틸(4일), 한국철강·한국특강(7일)도 각각 평균 1만원씩 철스크랩 가격 인하를 실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