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전방산업들의 경기 호조와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특수강업계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실적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특수강 수요는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부문이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내년 2분기 말부터나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베스틸 임희철 팀장은 “내년에도 산업기계와 중장비 부문은 경기 호조가 지속되면서 특수강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 부문은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상반기까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내년 특수강 수요는 상반기 다소 부진하다가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선박 건조 증가에 따른 영향과 관련해서는 “조선 부문의 경우 특수강 수요가 유의미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며 “후판의 경우 내년에 조선 부문 수요가 30%가량 증가한다고 하지만 특수강은 그리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과 각종 협회 자료를 토대로 본지가 내년도 특수강 수요산업 동향을 살펴본 결과 기계 생산은 반도체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활성화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로 5.9% 증가할 전망이며, 건설기계 생산 또한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건설 투자 또한 2.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방산업의 호조에도 특수강 수요가 올해보다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올해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함께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수입재 감소세도 지속됐다. 또한 반도체 수급난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상반기에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특수강 수요를 견인했다.
산업연구원에서는 내년 자동차 생산이 수출 증가와 신차 출시로 생산이 올해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특수강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생산이 소폭 반등하더라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부품 생산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생산 규제가 끝나는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입재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중국 정부가 수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입재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수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년부터 철강재 수출을 본격 재개할 전망이다.
특수강 수요가 보합 또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품 가격은 품목마다 상이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동차 부문의 의존도가 높은 탄소강 가격은 올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강세는 내년에도 지속되겠으나 수요 둔화와 함께 중국과 아세안으로부터 저가 수입재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합금강과 STS 제품은 니켈과 크로뮴, 바나듐 등 주요 원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