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해는 철강 생산과 판매가 코로나19를 딛고 완연한 회복 단계에 진입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의 급등, 중국의 증치세 환급 폐지와 글로벌 철강재 공급 부족 등에 힘입어 철강재의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올해도 철강 수요는 줄어들지 않겠으나,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기저효과 영향으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세계적 코로나 팬데믹 회복에 따른 철강재 공급 증가와 수요 산업 회복 등으로 수입재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철강 수급 지표 ‘긍정적’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한 국내 철강업계에 호조가 이어지는 형국이었다.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중국의 증치세 환급 폐지로 중국발 철강재 공급 과잉도 완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음했던 세계 경제가 회복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및 국내 철강재 공급 부족까지 일어나면서 오랜만에 철강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더구나, 중국이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고로 폐쇄 및 전기로 가동을 확대하고 철스크랩 수입을 재개하면서 글로벌 철스크랩 가격의 급등을 초래했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세계 1위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의 관계 악화로 철광석 가격 역시 급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이러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완화됐고, 철강 공급도 회복되면서 철강재 가격 상승세도 다소 완화했다.
올해도 철강재 수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소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철강재 공급 이슈가 완화하면서 수입은 올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석도강판과 스테인리스(STS) 열연강판, STS 냉연강판, 선재 등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생산이 올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평균 증가 폭은 1.5%였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체 증가 폭이 전년 대비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 감소가 예상된 품목은 열연강판, 컬러강판, 철근, H형강, 선재 등이었다.
다만, 수출은 전체적으로 3.3%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전기아연도금강판(EGI), 용융아연도금강판(GI), STS 냉연강판, 강관, 특수강 봉강, 선재 등 절반을 약간 넘는 품목에서는 수출 증가가 점쳐졌다.
한편, 수입은 전체 품목에 걸쳐 4.0%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열연강판과 후판, 냉연강판, EGI, GI, 석도강판, STS 열연강판, 강관, 철근, H형강, 특수강 봉강, 선재 등의 다수 품목에서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수입재 점유율 역시 전년 대비 2.2%포인트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수입재 점유율이 늘어나는 품목은 11개였고,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은 2개, 지난해와 점유율이 같은 것으로 보인 품목은 하나였다.
■올해 세계 철강 수요, 2.2% 늘어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18억9,64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18억5,540만톤으로 추정됐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생산 규제와 개발도상국들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인프라 투자 증가와 제조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세계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 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제조업 경기 회복이다. 선진국들은 높은 백신 접종률과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뒷받침되면서 애초 예상을 뛰어넘어 개발도상국보다 더 큰 폭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들, 특히 아시아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제 회복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지역별 경제 동향 및 철강 수요 전망을 살펴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 경제는 2021년 초까지 강력한 회복 모멘텀을 유지했으나 6월 이후 주춤했다. 정부의 생산 규제가 강화된 2021년 7월 이후 철강 수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급격한 철강 수요 감소의 실질적인 원인은 부동산 부문의 모멘텀 둔화와 정부의 강력한 철강 생산 규제 등이다. 부동산 부문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중국의 철강 수요는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전체 소비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생산 규제와 환경규제 강화,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올해에도 철강 수요는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던 선진국들은 2021년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EU, 일본과 한국 등은 모두 주력산업의 경기 호조와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건설 부문 투자 증가로 철강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2020년 12.7% 감소했던 선진국 철강 수요는 2021년 12.2% 증가하고 올해는 4.3%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의 철강 수요는 원자재 가격 강세와 국제 무역의 회복에 힘입어 2021년에도 회복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재유행과 낮은 백신 접종률은 개발도상국들의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2022년에는 백신 접종 확대로 개발도상국들의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로 악화된 정부 재정은 이들 국가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인도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며 철강 수요가 1억톤을 회복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세안 지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정 악화로 건설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중남미지역도 재정 악화 및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철강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지역은 유가 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산업은 건설업의 경우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부문과 주거 부문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진국들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녹색 이니셔티브와 인프라 계획을 연계하여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에 있다.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재정 악화로 각종 건설 프로젝트를 연기 또는 중단하고 있으며, 중국은 건설업 구조조정을 시행 중이다.
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 기저효과로 2020년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붕괴 상태가 지속되면서 2021년 3분기부터 생산이 다시 감소하고 있다. 올해도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자동차산업의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수주 잔고가 많아 철강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강 생산, 전년比 회복세 뚜렷
2021년 1~10월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8%가 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에 신음했던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이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0월 국내 조강 생산은 5,864만4,72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0월은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철강업계가 감산 및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면서 조강 생산이 5,540만3,710톤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1~10월 조강 생산 회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가 완연해지면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극복 기저효과가 뚜렷했던 데 따른 것이다. 다만, 2021년1~10월 국내 조강 생산은 2019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1.6%의 소폭 감소를 기록 중이다.
2021년 1~10월 보통강 전로강 조강 생산은 3,861만4,82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가 늘었고, 특수강 전로강 조강 생산도 120만3,597톤으로 37.5% 증가했다. 이에 전로강 전체 조강 생산은 3,981만8,42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가 늘었다. 전체적으로 생산이 늘기는 했지만, 특히 2020년 기저효과 탓이 컸다. 전로강 조강 생산은 2020년 1~10월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1~10월 전기로강 보통강 조강 생산은 1,319만5,621톤, 전기로강 특수강 조강 생산은 563만677톤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와 27.4%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10월 전체 전기로강 조강 생산은 1,882만6,29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가 늘어났다. 전기로강 조강 생산 역시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던 2020년 1~10월의 기저효과로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1년은 중국의 증치세 폐지 및 감산 등으로 중국 철강재의 국내 시장 잠식도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조강 생산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공장 가동을 멈췄던 글로벌 자동차산업도 생산을 회복하면서 자동차산업이 주요 수요산업인 특수강 부문의 조강 생산량은 전로와 전기로를 불문하고 두 자릿수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건설과 조선 등 전반적인 철강재 수요업계의 업황도 전년 대비 개선된 데다 정부의 철강재 수급난 완화 요청에 철강업계가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조강 생산량 증가세가 이어졌다.
한편, 2021년 10월 월별 조강 생산량은 577만9,192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가 감소했다. 다만, 10월 조강 생산량은 전월 대비로는 6.2% 증가를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보통강 전기로강이 전월 대비 19.1%로 가장 많은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특수강 전기로강이 12.0% 증가로 그 뒤를 이었다.
2021년 월별 국내 조강 생산은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기저효과가 감소하면서 지난 9월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로 전환한 데 이어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로 감소 폭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