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톤당 3,000달러를 넘나들자 국내 중소형 알루미늄 업체들의 빌렛(Billet)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비싼 가격과 원자재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유럽발 감산 이슈로 인해 알루미늄 가격이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톤당 3,003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알루미늄 현물 가격이 톤당 3,180달러를 찍은 이래로 다시 톤당 3,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구입 단가를 비싸게 치러야하는 중소업체들은 kg(킬로그램) 당 4천 원까지 값을 치르고 빌렛을 구입하고 있다. 빌렛 제조에 투입되는 알루미늄 스크랩 가격도 예전과 달리 높은 가격을 이어가면서 작은 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문제는 알루미늄 가격이 쉽사리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 있다. 일부에서는 예전과 같은 가격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알루미늄 감산 이슈가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세계 알루미늄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국내도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서 중소 업체들이 제때 원자재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 알루미늄 업체의 경우, 알루미늄 도입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계약이 차일피일 밀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루미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면서 계약이 지연되는 것 같다"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이런 상황은 계약 수량이 적고 계약 기간이 짧은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단 일부 계약 사례뿐 아니라 국내에 빌렛 물량이 빠져나가고 있는 점도 작은 업체들의 물량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한 압출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중국 알루미늄 빌렛 가격이 오르면서 현재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빌렛 수출로 인해 국내에서도 물건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