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열간압연강판 제조업계가 원료 가격 강세 영향으로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연강판 제조사들은 내수 공급에 집중한 가운데 수출은 전년의 사 분의 삼 수준으로 급감했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열연강판 제조사들의 총생산량은 1,141만톤(1~12월)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106만톤, 8.5% 감소했다.
업체별로 포스코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현대제철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32.5% 감소했다. 지난해 열연강판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철광석과 원료탄의 가격 강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평균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160.1달러(호주산 62% 분광탄 기준)로 전년 톤당 108.04달러 대비 48.2% 급등했다. 특히 지난 6월,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220달러대 수준까지 치솟아 제조업계의 하반기 출하 가격을 자극했다. 비슷한 시기 원료탄 가격도 톤당 400달러대 수준을 돌파하는 등 원료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원료 가격 강세로 글로벌 열연강판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열연강판 등 기초 철강재 수출을 억제하면서 국내 수급이 빡빡해졌다. 이에 열연강판 제조사들은 내수 공급 확대에 주력했다.
본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계의 총 내수 판매는 758만톤으로 전년 대비 약 17만톤, 2.3% 증가했다. 제조원가 부담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내수 판매가 소폭이나마 증가한 점에 큰 의의가 있다.
반면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내수 공급 집중으로 수출량은 급감했다. 지난해 열연강판 제조업계의 총수출은 382만5천톤으로 전년 대비 약 121만톤, 24% 급감했다. 특히 주력 시장인 아시아 지역 판매가 전년보다 40%가량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열연강판 제조사들은 상반기 상공정 보수와 열연 설비 보수 등으로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이 4분기부터 현재까지 상승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국산 생산과 상반기 수급 상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열연강판 수입은 중국 제조업체들의 오퍼 재개로 일부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급감한 일본과 대만산 수입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출의 경우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등 변수로 불확실성이 줄어들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