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가 생산원가 급증에도 수급 유지에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원재료 및 철강 가격 강세,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등으로 수출은 급감했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후판 제조 3사의 총생산량은 886만4천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10만톤, 1.1% 감소했다. 철광석 연평균 수입가격이 2021년 톤당 160.2달러(CFR)로 전년 연평균 톤당 108달러 대비 48%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생산량은 미미한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라 평가된다.
업체별로는 생산 규모가 가장 큰 포스코가 전년보다 0.9% 줄어든 생산량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생산량은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 적용과 내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어려워진 반제품 슬래브 수입 문제와 냉연도금판재류 생산·판매에 역량을 집중하여 후판 생산량이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원재료 가격 급등에도 후판 제조업계가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팬데믹 2년 차임에도 회복세가 나타난 내수 시장 덕분으로 볼 수 있다. 후판 제조 3사의 지난해 총 내수 판매량은 675만3천톤으로 전년 대비 약 47만톤, 7.5% 증가했다. 건설용과 조선용의 견조한 수요와 상반기에 유통용 가수요 크게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별 통계로 연간 점유율과 무관
업체별 내수 판매 실적은 생산량 증감 수준과 궤를 같이한 가운데 포스코만 생산량 소폭 감소에도 내수 판매가 전년보다 12.3% 급증했다.
반면 수출 부문은 제조 3사 모두가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총수출량도 급감했다. 본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후판 제조업계 수출량은 199만1천톤으로 전년 대비 약 59만톤, 22.9% 급감했다. 업체별로 전년과 비교해 최소 15.6%, 최대 32.4%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산 보통강 후판의 수출단가는 연평균 톤당 867.5달러로 분석됐다. 전년 연평균 가격보다 톤당 320달러, 58.5% 급등했다. 다만 주요국 수출국 모두 원재료 가격 강세로 인해 가격이 인상됐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안정적 수출이 어려웠기 때문에 각 업체는 수출에 주력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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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후판 업계는 조선용 수요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 전문가 중 일부에서 조선용 수요만 600만톤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국산 수급이 빡빡해짐에 따라 수입 재개와 비조선용 가격의 일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중국 철강업계가 저가(低價) 오퍼 정책을 펼침에 따라 상반기부터 시장 공급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중국 조강 생산량이 증가하면 수출과 내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