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테인리스 냉간압연강판(STS CR) 판매가 유통용과 실수요용 모두에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덤핑 수입에 대한 반덤핑 제재와 소비 심리 개선, 가격 강세 시기 가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강협회 스테인리스스틸클럽에 따르면 지난해 STS CR의 국내 총판매량은 122만7,301톤으로 전년 대비 11만 5천톤, 10.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2019년 121만톤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와 대만, 중국산에 대한 고율의 덤핑세 부과와 수출 가격 인상 약속으로 유통용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유통용 총판매는 42만7,835톤으로 전년 대비 7만톤, 20.9% 급증했다.
지난해 STS CR 판매가격은 1월 톤당 290만원(STS 304 냉연 기준/대형 유통사 기준)에서 12월 톤당 410만원으로 41.4% 급등한 바가 있다.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수입 감소와 억눌려왔던 가전제품과 자동차, 강건재 등에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유통점 판매가 급증했다.
STS CR 제조업계의 직접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실수요 총판매량은 41만9,137톤으로 전년 대비 5만톤, 13.5% 증가했다. 특히 전자기기용 판매가 5만4,570톤으로 전년 대비 33.1%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삼성전자의 CE(Consumer Electronics/소비자 가전) 부문 매출은 55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연말 성수기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LG전자도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H&A) 사업에서 미국 월풀을 제치고 2021년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19 사태로 소비자들의 위생·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표 백색가전 제조사들이 고품질 가전제품 판매 개선에 성공한 영향으로 국산 STS CR의 소비가 덩달아 증가했다.
다른 산업별 연간 판매실적은 건설용이 4만8,485톤, 강관용이 9만924톤, 재압연용 6만3,924톤, 기타 판매가 4만1,311톤으로 각각 전년 대비 20.3%, 17.8%, 7.9%, 29.1% 증가했다. 이들 산업에서도 소비 심리가 개선된 것이 실적 반등의 원인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위축되면서 산업기계용 판매가 6만3,974톤으로 전년 대비 26.6% 급감했다. 또한 주방/양식 판매가 2,686톤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올해는 민간 기업들의 투자 확대 계획과 정치권의 부동산 공급 확대 등으로 전자기기용과 건설용 등의 판매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올해 국내 공작기계 시장이 5% 남짓 성장(수출은 8% 성장 전망)할 것이라 예측하는 등 지난해 부진했던 일부 수요산업이 업황 반등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전성(변동성) 확대, 해가 넘어서도 이어지는 원자재 가격 강세 등은 올해 STS CR 수요에 상시 변수로 자리 잡으리라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