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터키 철강시장이 내진용 강재와 전기차용 강재 등 고급 제품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내진용 강재와 전기강판 등 관련 품목들을 중심으로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터키의 철강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2020년 기준 3,580만 톤을 생산하여 세계 7위, 유럽 내 1위를 기록했다 터키 내 철강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백색가전, 건설업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 임시 중단, 국내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하면서 2020년 터키의 철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철강산업은 터키의 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산업이지만 동시에 수입도 많은 편으로 2020년 기준 전체 수입의 4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터키 정부는 국산 철강 사용을 장려하는 동시에 자국의 철강 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산업 장려 정책과 수입 규제 정책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EU집행위에서 발표한 탄소중립선언은 터키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탄소국경세는 EU로 수입되는 제품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수출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전기 비료가 우선 부과 대상이다. 터키 전체 수출의 45% 가량은 유럽으로 향하고 있으며, 철강과 알루미늄은 터키의 수출 품목이기 때문에 탄소국경세는 터키 철강산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터키 정부는 작년 8월 그린뉴딜 전략을 발표하여 녹색 순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정책들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터키 산업계는 그린뉴딜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설비 및 철강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터키는 봉형강류와 판재류 철강 모두 소비가 비슷한 수준이나, 봉형강류의 생산은 판재류의 두 배이며 대부분 수출하고 있다. 2020년 터키의 철강 수출액은 88억 달러인 반면, 수입액은 약 151억 달러로 큰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는 산업 중 하나다.
2020년 터키의 철강 수입액은 총 151억3,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국가별로 러시아산 수입이 가장 많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네덜란드산 철강재를 10억 달러 이상 수입 중이다. 한국산 철강재는 시장 점유율 5위를 기록 중이며, 2020년 수입액은 8억7,800만 달러였다.
터키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지며 건설시장이 위축되었지만, 정부 주도하에 고속철도, 병원 등 대형 인프라 발주가 예상되고 있어 건설용 철강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999년 지진 이후로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화두가 되어 신설, 재건축 등에 내진설계 제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기존의 건물도 철강 보강재를 사용하여 보완하고 있다.
게다가 터키 자체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 등에서 앞 다투어 전기차 생산을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터키 전기차 브랜드 TOGG의 경우 올해 7월부터 양산이 예정되어 있다. 예정대로 양산이 이루어진다면 전기차에 사용하는 경량소재와 전기강판 등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KOC사 역시 국산 자동차 배터리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어 향후에도 철강 및 철강제품의 수요는 터키 내 제조업의 발달과 함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터키 철강시장은 올해 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철강업계도 내진용 강재와 고내구성 강재,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강종을 중심으로 수출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