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금속인 금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인류에게 무궁무진하게 활용되는 금속 가운데 지역과 시대를 막론하고 화폐와 귀금속으로 널리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시대에서도 환금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귀금속(precious metal)의 제왕으로 꼽힌다. 이번 호에서는 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살펴본다.
■ 금이 귀한 이유가 있다
금은 일반적으로 금광에서 캔 금광석이나 강 또는 바다에서 채취한 사금을 제련하여 만들어진다. 지구 생성 때 원시지구는 우주먼지 덩어리가 뭉친 원시행성체가 충돌하고 뭉쳐서 만들어졌다. 원시행성체는 지구 생성 때 충돌열로 녹아서 실리콘이나 알루미늄 등 가벼운 원소들은 표면으로 떠오르고 철과 니켈 등 무거운 원소는 대부분 지구의 핵으로 가라앉았다. 원시행성체에 들어있던 금도 대부분 지구 핵으로 가라앉아서 지표면에는 금이 거의 없었다.
지구 생성 후 3~4천만 년이 지나 표면의 온도가 식어서 지구에 단단한 지각이 생기자 그때부터는 원시행성체가 원시지구에 충돌해도 무거운 원소들이 지구 핵으로 가라앉지 않고 지각에서 녹아서 지각의 성분이 되었다. 만약 그런 충돌이 없었다면 지각과 지표면에 철이나 니켈, 금 등 중금속 성분이 훨씬 적었을 것이다. 현재 지표면에서 발견되는 금의 대부분은 이때 모아진 금이다. 그래서 지각이나 지표면에는 지구의 평균적 비율보다 훨씬 낮은 비율로 금이 존재할 뿐이다. 지각에 포함된 금은 약 0.001~0.004ppm 정도의 낮은 지각구성비에 불과하다.
그런 적은 금도 지각에 있는 양을 전부 합치면 막대한 양이 되지만 대부분 화강암 등 암석에 골고루 흩어져 있거나 바닷물에 미량으로 포함되어 있어서 이를 경제적으로 채굴하기는 어렵다. 금이 높은 비율로 들어 있는 암석인 금광석이 한 곳에 대량으로 모여있는 금맥을 발견해야 채굴할 경제성이 있다.
금맥이 충분한 규모로 생성되어야 금광산을 열어 채굴할 경제성이 된다. 즉 금 자체는 그렇게 양이 적거나 희귀한 건 아니지만 경제적인 품위와 규모를 가진 금맥이 적어 금이 비싸고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한국이나 세계에도 금이 포함된 광맥은 적지않지만 대부분 품위가 낮아 채산성이 없다. 즉 금이 없는 게 아니고 이를 경제적으로 채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19세기 미국에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골드러시가 이뤄졌다.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사금이 발견되면서 1850년대의 개척민들이 너도나도 캘리포니아로 몰려간 현상을 골드러시라 일컬었다. 그 수가 무려 25만 명으로 추산된다. 처음 사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다수의 미국 동부인들이 캘리포니아로 이동한 시기가 1849년인데, 이들을 포티나이너(49er)로 칭했다. 유명 미국프로풋볼(NFL)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작명 유래이기도 하다. (나무위키 내용 참조)
■ 금광 없이 동제련 과정에서 연간 수십 톤 생산 중
그렇다면 금광석이 거의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한반도는 과거 신라, 가야 등에서 금으로 된 유물이 많이 출토될 정도로 역사적으로 금과 연관이 깊다. 신라 시절 경주를 금성이라 부른 이유는 사금이 많이 나서였고, 천년왕국 신라가 멸망한 이유 중 하나가 금이 고갈됐기 때문이라는 일설도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서도 금불상 등의 유물이 많이 나왔는데,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금 채굴 붐이 일어난 것은 일제 강점기였다.
그 절정은 1930년대였는데 당시 아시아 최대의 금광이었던 평안북도 운산금광을 필두로 전국에 무려 3,000여개의 금광이 채굴 중이었다. 고용인원이 1만 명에 달했던 운산금광은 당시 단일 금광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여서 일본을 금 생산 세계 4위로 만들기도 했다. 일본은 군수물자 결제대금 조달을 위해 식민지 조선에서 대량의 금을 가져가야 했기 때문에 금산 장려정책을 펼쳐, 조선인들에게서 광업권을 마구 사들이고, 금광 개발 장려금까지 뿌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전국곳곳 금광 열풍이 불었다. 김유정의 소설 ’금 따는 콩밭’은 그러한 세태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의 금광 열기를 대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1930년대 내내 이어진 황금광 시대는 태평양 전쟁과 함께 미국이 일본과의 무역을 중단하고 자산 동결조치를 취하면서, 일본이 금산 장려 정책을 중단하자 막을 내렸다.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금의 대부분은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국내 연간 금 생산량은 약 48톤인데, 그 중에서 80% 이상을 LS니꼬동제련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고려아연에서 만들어진다. 동과 아연 제련에서 금이 만들어지는 것은 정광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광석은 금, 은, 백금, 팔라듐, 텔루륨 등 다양한 귀금속과 희소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유가금속을 회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LS니꼬동제련은 단일 제련소 기준으로 세계 2위의 동제련소이면서 세계 최고의 금 제조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구리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칠레에 귀금속 회수 플랜트(PRM)를 수출한 바 있다. 또한 세계 귀금속 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런던귀금속연합회(LBMA)가 인증한 금 생산기업이기도 하다.
(*금이 만들어지는 내용에 대한 유튜브 콘텐츠 참조 - https://youtu.be/ImG1Ze5eA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