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가전업체로도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컬러강판업체들은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양국 간 장기화 전쟁을 가정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은 미국이 검토하고 있는 반도체 품목에 대한 러시아 수출 금지령이다. 이는 소위 ‘화웨이식 제재’ 방식으로 미국 기업과 러시아의 직접적인 거래 중단은 물론 제3국 기업도 미국산 반도체 칩 등이 내장된 제품이라면 미국 정부에 사전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러시아에서 삼성전자는 칼루가주 보르시노에 TV·모니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전자의 경우 모스크바주 루자에 TV·모니터·생활가전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세탁기, 냉장고 등이 주요 러시아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 모두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반도체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부 업계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판매 비중은 1%가 되지 않으며,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국내 가전사들의 제품은 대부분 인근 국가에 판매하는 용도인 만큼 현지 공장의 가동 차질이 가져올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컬러강판업체들의 현재 러시아향 가전재 수출판매는 견조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업체들은 양국 간의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서방의 고강도 제재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 제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 유럽발 부품 공급난 등 향후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전재 시장은 현재 철강 원가와 재료비가 동시 상승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전제품 가격은 이전과 같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쟁으로 물가 상승 혹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을 우려해 미리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