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사들의 러시아향 가전 수출길이 막히면서 컬러강판업체들이 뒷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 LG전자까지 보이콧 대신 러시아향 선적 중단을 발표한 상태이다. 이는 완제품 수출에 쓰이는 원소재는 물론 러시아향 현지 공장으로 공급되는 수출 물량 감소까지 예상돼 컬러제조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전사의 러시아 선적 중단 이유는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 요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 독일 하팍로이드와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대러시아 제재 동참과 물동량 감소를 이유로 러시아 선적을 중단하면서 국내 가전사들은 반강제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수출제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러시아로 향하는 극동노선 운항을 잠정중단한 상태로 러시아 수출길이 봉쇄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지역인 칼루가와 루자에 가전과 TV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러시아와 인근 독립국가연합(CIS)에 판매되며 조단위의 현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지 매출은 2020년 기준 4조3,963억원이며,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2조3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향 컬러강판 연간수출은 약 6~7만톤으로 전체 수출 국가별 비중에서는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향 가전재 물량은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며 소수 기업들에게 러시아 물량이 집중 포진되어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는 전체 물량이 쏠려있는만큼 선적 중단 현상으로 인한 타격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소량 물량을 공급했던 업체들은 현재 러시아 시장 공급을 포기하고 타 글로벌 가전사 혹은 내수 가전재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