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강관(이하 재료관) 제조업계가 열간압연강판(HR) 소재 가격 인상에 울상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원가인상분 반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포스코의 4월 가격 인상에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재료관 업계에 4월 톤당 10만원의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지난 2월 톤당 5만원 인상, 3월 동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재료관 업계는 올해 톤당 15만원의 가격 인상을 인발강관 업계에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발강관 업계는 자동차부품 업계의 불황에 소재 가격 인상분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재료관 업계의 경우 자동차 산업의 불황을 비롯해 반도체 수급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의 영향에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료관 소재 보다 강건재 HR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재료관 업계는 실수요처인 인발강관 업계에 원가인상분 반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급등한 원자재 가격에도 자동차업황의 불황을 내세우며 원가인상분 반영을 미뤄왔던 게 재료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재료관 업계는 인발 업계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발강관 업계 역시 자동차 부품사에게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제품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포스코가 현대기아자동차의 물량 비중이 높을 때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적용해 분기 혹은 반기별로 가격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어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제철은 분기별로 가격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현대제철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모기업 현대자동차와의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료관은 두께가 얇은 소구경 강관으로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고 있다. 재료관의 경우 자동차 부품용으로 사용되는 소량 다품종 제품으로 생산성이 낮지만 고정적인 물량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현대기아자동차와 국내 철강사와의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 하면서 재료관 업체를 비롯해 인발강관 업계가 완성차와 철강사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밖에도 재료관 업계는 소재 가격 상승에 수출 경쟁력도 낮아지고 있다. 내수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니 수출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재 가격이 고가에 형성되어 있다 보니 인발강관업계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