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업계의 판매 전략이 전년 수출 집중 방식에서 올해 내수 판매 강화로 변화되고 있는 사실도 발견됐다. 이는 내수 시황 개선으로 지난해처럼 수출에만 몰두할 필요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후판 제조 3사의 총생산량은 221만1천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포스코가 고로 및 설비 보수 때문에 전년 동기보다 5.8% 감산한 가운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3%, 12.8% 증산했다. 국내 최대 후판 생산자의 생산 감소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1분기와 지난해 1분기는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강세로 제조업계가 생산원가 상승 압박을 받았다. 이에 평년보다 분기 생산량이 10만톤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선 2년(2019~2020년) 동안 1분기 생산량은 234만5천톤, 234만9천톤에 이른바 있다.
후판 제조업계의 1분기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내수 시장이 신장했다는 점이다. 후판 제조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량은 175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급증했다. 1분기 내수 판매는 지난 2019년 167만7천톤을 달성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실적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는 실적 차이가 뚜렷하지만 국내 후판 수요가 이전보다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대 소비처인 조선업 및 조선기자재 업계는 물론 건설과 토목, 기계업 등에서도 일부 수요 회복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3사 모두, 1분기 내수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조선업 일감 증가와 대형 건설현장 납품 실적 증가로 내수 판매가 29.3% 급증했다. 동국제강도 후판 신제품 개발 및 출시 효과로 내수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했다.
지난 2년간 내수 경기 악화에 유일한 버팀목이 됐던 수출은 비중이 급감하고 있다. 후판 제조 3사의 올해 1분기 총수출량은 47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급감했다.
이는 국내 공급 일정만으로도 매우 빡빡했던 1분기 제조업 시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무역 시장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해상운임비 급등, 수출선박 확보 경쟁 등 악재가 연이어 발생한 사실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 분기 수출 실적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3%, 7.3% 감소한 가운데 분기 수출 시장 점유율이 5% 수준인 동국제강은 전년보다 2배 물량을 수출했다.
후판 제조업계는 성수기인 2분기에도 국내 시장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는 2분기 내로 상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 협상을 조금이나마 유리한 조건에서 조속히 체결하고,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을 준비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실적을 개선하겠단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3월 한 달간 제조업 실적은 생산 69만5천톤, 내수 55만5천톤, 수출 17만1천톤을 기록했다. 생산과 내수 판매는 월 일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2월(3일차)보다 각각 1.6%, 1.2% 감소했다. 3월 수출은 제조 3사 모두 실적을 대폭 개선하면서 전월보다 22.1%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