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간압연판재류 유통업계가 유통 가격 약세와 제조사 코일 매입 가격 급등으로 적자 판매 위기에 놓여 있다. 유통업계는 5월 판매 단가를 인상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요가들의 관망세로 적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HR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 수입대응재(GS강종) 열연강판은 톤당 135만원 전후 수준(1차 유통사 기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조사와 관련 없이 정품 열연강판 가격도 톤당 140만원 전후 수준에 머물고 있다. 4월 초순 가격이 톤당 140만원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톤당 5만원 하락했다.
특히 4월 하순~5월 초순 시장에선 물량과 조건에 따라서 톤당 130만원 초반대 수준의 덤핑 거래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 유통업계의 판매 가격(호가)은 여전히 톤당 140만원이지만 실제 거래되는 가격으로 보긴 어려워졌다.
다른 열간압연 판재류인 후판도 5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산 수입대응재 후판은 톤당 135만~136만원 수준으로 열연강판과 비슷한 하락 폭 및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역시나 판매 가격은 톤당 140만원이지만 유지되지 못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열간압연 판재류의 유통 가격 약세는 2분기를 시작한 4월부터 수입재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같은 4월, 국산 유통 가격이 전월 대비 톤당 10만원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시장 모두, 일 년 전보다 약 25% 급등한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들의 구매 부담이 급증한 상황.
게다가 철강 외 다른 원자재의 국제 가격도 강세를 보이면서 제조업 경기가 악화된 점도 수요를 악화시키고 있다. 대기업 벤더사와 중소·중견 제조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원청과 고객들에 반영하지 못하는 가운데 열간압연 판재류가 냉간압연 판재류보다 비싸게 거래되면서 구매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주요 수요 산업인 건설업 업황 부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열간압연 판재류 유통업계는 가격 하락세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조사의 5월 유통용 인상분(열연강판 톤당 5만원, 후판 톤당 6만~7만원 수준)을 감안하면 업체별 평균 매입 가격이 톤당 130만원 초중반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실제 거래되는 가격 수준과 큰 차이가 나지가 않는다”라며 “업계 밖에서 보기엔 가격대가 높아서 흑자를 보는 것 같아도 적자 판매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시황 상 ‘건전한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공감하면서도, 제조업계의 과감한 결단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열연강판 제조사는 지난 3개월 동안 유통용 열연강판 출하 가격을 톤당 20만원 수준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