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후판 제조업계의 수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2분기 들어 내수 판매 부진이 확인된 가운데 업계는 수출 비중을 점차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후판 제조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1~4월 후판 총판매량은 299만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만톤, 2.9% 증가했다.
이 중 1~4월 수출 실적은 65만3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진입 시점인 4월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해 후판 수출 점유율 70%(누적 기준)를 차지한 포스코가 전월보다 18% 급증한 물량을 판매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3월보다 수출 실적이 18~30% 악화됐다.
이는 해외 대형 프로젝트성 수출 판매가 늘어난 까닭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대형 교량 건설사업과 해상 풍력, 차세대 유틸리티 분야에서 대규모 해외 수출 실적을 늘리고 있다.
후판 내수는 2분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지 조사자료에 따르면 1~4월 후판 제조업 내수 판매는 233만7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7만톤, 8% 증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6%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내수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후판 제조업계의 연속된 출하 가격 인상 결정으로 4월부터 수요가들의 구매 움직임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판 유통업계에서도 3월까진 가수요 증가를 체감했으나 4월 판매 가격이 톤당 140만원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 수요 부진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대형 조선소들의 파업 여파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로는 포스코가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의 내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내수 판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7%, 13.1% 증가했다. 내수 시장 점유율은 포스코 56%, 현대제철 34%, 동국제강 10% 수준을 기록했다.
후판 생산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본지 조사 자료에 따르면 1~4월 후판 제조업계의 생산 실적은 29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만톤, 1.3% 증가했다.
포스코가 광양 4고로 개수와 후판 생산설비 대수리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제품을 4.8% 감산했다. 이와 달리,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1분기 시황 호조로 생산량을 전년 동기보다 11.9%, 14.1% 늘렸다. 다만 4월 실적만 놓고 보면 포스코의 생산량은 전월 대비 17.9% 증가한 가운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생산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20% 급감했다. 2분기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보인다.
5월 실적의 경우 내수 판매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가와 유통 수요가들의 관망세가 장기화되고 있고 수입재 가격 약세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수입재 유입량이 예상보다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개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 후판 업계 관계자는 “1분기와 시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라며 “두드러진 내수 부진 흐름으로 인해 단기간 후판 수출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