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부회장 김학동)가 유통용 출하 가격 인하에 나선다. 2개월 째 이어진 유통 시황 부진과 철광석 가격 안정세가 원인으로 보인다.
후판 유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6월 주문투입분(6월 초순 생산/중하순 시장 공급) 후판 수입대응재(GS강종) 출하 가격을 톤당 5만원 인하할 예정이다. 정품(SS275 강종 등) 출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가격 인하는 적자 판매 위기에 내몰린 유통업계의 제조사 지원 요구와 최근 판재류 판매 악화, 원료 가격 일부 하향세 등을 반영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후판 수입대응재는 톤당 130만원 이하(1차 유통사 기준) 거래 비중이 톤당 130만원 이상 거래보다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 유통업체들은 톤당 128만원 전후 수준을 평균 가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판매 가격이 톤당 140만원에 진입한 이후부터 수요가들의 시장 관망세로 유통 판매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재고 과잉 누적 우려와 자금회전이 필요한 유통업계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가격대를 조금씩 낮추면서 2개월 가까이 약보합세가 지속됐다.
특히 5월부터는 수입대응재 유통 가격이 톤당 130만원 중반대 이하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가 제조사에 가격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제조사가 6월 출하 가격을 동결하더라도 대규모 적자 가능성이 높다며 중폭 이상의 인하를 요구했다. 포스코도 후판 유통시장의 장기 시황 악화를 확인하면서 판매 대리점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월 주문투입분 가격이 톤당 5만원 이하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닌 상황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톤당 5만원 인하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수입 가격 및 국내 유통 가격의 빠른 하락세로 톤당 6만원 이상 인하 가능성도 이야기되고 있다.
반대로 시장 일각에서는 철광석 가격과 달리, 원료탄이 5월에 가격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어서 인하 폭이 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5월 셋째 주, 원료탄 가격은 톤당 528달라(FOB)로 한 달 전보다 9.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철광석 가격은 15% 하락(5월 중순 톤당 128달러/CFR)했다.
후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구체적 출하 가격은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최종결정될 것 같다”라며 “다만 가격 인하는 기정사실화로 여겨지는 분위기로, 성수기 판매가 4~5월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