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낮춘 가운데 주요 도시의 봉쇄조치가 지속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5월 넷째 주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10~9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120위안 하락했다. 다만 톈진의 냉연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30위안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UBS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3.0%로 하향 조정했고, JP모건 역시 4.3%에서 3.7%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게다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권이 올해 상당부분 디폴트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신흥국들에게 투자한 대외 채권이 주요국들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리고 4월 중국의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2.9% 감소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같은 시기 소매 판매 역시 전년 대비 11.1%나 감소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1~4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는데, 이는 1~3월 증가폭인 9.3% 증가는 물론 시장 전망치 7.0% 증가를 하회한 것이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악화되자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5월 23일 열린 국무원 주최 온라인 회의에서 리커창 총리는 “3~4월 이래 중국 경제가 고용, 산업 생산, 화물 운송 등에서 명확히 저조했다고 밝히며 2분기에는 중국 경제의 ‘합리적 성장’을 이루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일부 영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보다 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33개 조항의 패키지 부양책이 발표됐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발표된 경기 부양책을 일부 강화하거나 보완한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미미한 가운데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조치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통화 긴축으로 인해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봉쇄조치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중국의 철강 가격은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철강시장은 오미크론 확산과 봉쇄조치로 내수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중국의 봉쇄조치로 해외 수요도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은 원료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과 수출국 경기 부진에도 건설 투자 증가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주요국의 긴축 정책으로 해외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 생산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연준의 통화 긴축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건설시장 위축, 물류 대란과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제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 또한 미국과 마찬가지로 통화 긴축을 실시하고 있어 건설 경기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성수기임에도 철강 가격 하락세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