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후판 수입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용 일본산 수입 물량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중후판 수입은 15만6,020톤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1만8천톤, 5.2% 감소했다.
특히 올해 들어 수입이 매월 10만톤 이상 발생한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의 경우 월별로 1월 14만5,388톤, 2월 14만1,717톤, 3월 16만4,528톤, 4월 15만6,020톤으로 월평균 약 15만2천톤(누적 60만7,653톤)이 수입됐다.
이는 지난해 1~4월 평균 수입량 약 6만4천톤(누적 25만6,259톤)보다 137.1% 증가한 물량이다. 지난해 경우 글로벌 철강 가격 급등과 경기 악화로 인해 4월까지 월수입량이 한 번도 10만톤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 1분기 국산 가격 급등과 6년 만에 최대 수준의 국내 조선업 수주잔량(4월 기준 3,268만CGT) 때문으로 보인다.
이중에서도 일본산 조선용 수입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일본산 중후판 누적 수입량은 39만9,416톤으로 전년 대비 약 26만4천톤, 194.3% 급증했다. 유통용과 비조선용 수요 규모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조선용 소비 목적으로 수입된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철강업계가 자국 수요 부진으로 판재류 수출에 집중하는 가운데 지난해 국산 조선용 후판 협상 가격이 톤당 40만원 이상 급등한 점도 일본산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올해 누적 수입은 60만7,65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1% 증가했다. 1~4월 수입 단가는 톤당 1,109.3달러(평균)로 전년 동기 톤당 843.1달러 대비 31.6% 급등한 가운데 4월 수입 단가는 톤당 1,056.8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국산 중후판 수출은 4월까지 20만톤 전후 수준을 유지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부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4월 국산 중후판 수출량은 21만3,429톤으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아울러 올해 누적 수출 실적은 83만6,024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줄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은 본격적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전년보다 19.8% 급감한 바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시황이 급격히 악화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부진하단 의미다.
누적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최대 수출처인 중국행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51%) 급감한 39만2,147톤에 그쳤다. 중국 다음으로 거래 규모가 큰 일본과 베트남 등으로의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9%, 27.1% 감소한 44만2,011톤, 20만9,975톤에 머물렀다. 다만 지난해 수출 순위에서 중간급에 머물렀던 미국, 터키, 대만 수출이 급증한 점은 고무적이다.
4월 국산 중후판 수출단가는 톤당 1,080.6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1~4월 수출단가는 톤당 1,087.8달러로 전년 동월 톤당 672.2달러 대비 61.8% 급등했다.
후판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에도 조선용 수입 물량이 지속 증가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최근 조선업계가 러시아 수주 물량에 대한 불안정성과 생산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지만, 대규모·다국적 수주로 절대적 일감이 예년에 비해 풍족하기 때문이다. 비조선용과 유통용 수입은 2분기 시황 악화로 하반기 증가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으로 평가되고 있다.